온라인전시관 KT텔레뮤지엄 개관
도슨트 설명 들으며 360도로 전시 관람
역사적 가치 높은 KT 소장 6000여점 사료
벽걸이 자동식 전화기(왼쪽),1896년 궁중에서 사용했던 자석식 전화 교환기화 교환수(오른쪽)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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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최초로 전화기를 사용한 사람은 누굴까. 조선의 고종 황제다. 고종이 전화를 걸면 신하는 의관을 정제하고 큰절을 4번 올린 뒤에야 두 손으로 수화기를 들어 통화를 시작했다.
#고종의 다섯째 아들 의친왕은 전화를 사용하다 창덕궁 전화 교환원 목소리가 마음에 들어 얼굴을 보러간 뒤 13번째 후궁으로 삼았다. 이때 의친왕의 나이가 61세, 교환원은 19세였다.
KT 텔레뮤지엄 온라인 전시관에서 도슨트가 통신의 역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KT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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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KT는 1885년 개설된 한성정보총국 135주년을 기념해 이같은 내용의 통신 사료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온라인 전시관 KT 텔레뮤지엄(www.ktmuseum.co.kr)을 개관했다고 밝혔다.
온라인 전시관은 도슨트의 설명을 들으며 360도로 전시관을 관람하고 과거의 통신기기 체험도 해볼 수 있게 꾸며졌다. KT가 소장 중인 역사적 가치가 높은 6000여점의 통신사료를 세부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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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로 엮인 고종·김구 인연, 최초 전화요금 쌀 다섯가마
고종과 신화의 통화 에피소드, 의친왕과 전화교환원의 러브스토리 등 이제껏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 속 통신 이야기'도 흥미롭다. 한국에서 전화 통화로 목숨을 건진 최초의 인물에 대한 정보도 나온다. 1896년 10월 덕수궁 내부에 한국 최초의 전화가 설치됐는데, 고종은 전화 개통 사흘 뒤에 인천 감옥으로 직접 전화를 걸어 그곳에 수감 중인 누군가의 사형 집행을 중지하라는 명령을 내렸다. 고종의 전화 한통으로 목숨을 건진 이가 바로 백범 김구 선생이다.
한국 최초의 공중전화는 1902년 '덕률풍(德律風)'이라는 이름으로 개통됐다. '텔레폰'을 한자로 비슷한 소리의 한자를 따서 옮겨 적은 것이다. 덕률풍은 한성(서울)과 인천을 연결했는데, 한번 통화하는 데 요금은 50전이었다. 당시 쌀 5가마니(400㎏) 값에 해당한다. 통화료 못지 않게 전화기도 고가였다. 1970년대 전화기 한대 값(260만원)이 서울의 50평대 집 한채 값(230만원)을 웃돌았을 정도다.
한글 모스 부호로 메시지를 전달하는 음향전신기의 모습. [KT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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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세대 추억 돋는 숫자암호, '방가방가' PC통신언어도
X세대 추억의 통신기기인 삐삐는 1980년 등장했다. 삐삐에는 발신자가 음성 메시지와 자신의 전화번호 등 숫자 메시지를 남길 수 있다. 연인이나 친구끼리 '숫자 암호'를 주고 받는 것이 유행했다. 텔레뮤지엄에서는 '7942(친구사이)' '1010 486(열열히 사랑해)' 등 숫자암호를 해석하면 경품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 중이다.
1990년대는 PC통신이 등장하면서 온라인 소통이 본격화됐다. '안냐세여' '하이루' '방가방가' 등 통신체가 나타난 것도 이때다. 이 시기에 PCS가 상용화되면서 이동통신은 빠르게 확산됐다. 1999년 이동전화 가입자 수가 유선전화 가입자 수를 뛰어넘었고, 1인 1전화 시대가 왔다. 2000년 초고속 인터넷 개통, 2002년 1000만 가입자 돌파를 거쳐, 인터넷TV와 스마트폰이 대중화됐다. 지난해 4월에는 5세대(G) 서비스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는 데 이르렀다.
KT 텔레뮤지엄에서 진행중인 삐삐 체험하기. 삐삐 창에 찍힌 숫자의 의미를 맞추면 경품을 주는 이벤트에 참여할 수도 있다. [KT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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텔레뮤지엄 온라인 전시관에는 고종부터 5G까지 한국 통신역사가 이처럼 알기 쉽게 정리됐다. 전시 기간은 내년 2월까지다. KT는 이번달 국립과천과학관과 공동 전시 기획을 준비 중이다.
양율모 KT 홍보실장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이번 전시를 통해 그동안 사람들을 연결했던 통신에 대한 추억들을 되새길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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