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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30 (토)

“현대사회에서 가장 급격히 진화한 가전, 헤어드라이어”… ‘가성비’ 샤크 플렉스타일, 다이슨 에어랩과 비교해 보니[동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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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드라이어는 오래 전부터 머리카락을 잘 말리는 것이 핵심 기능이었다. 하지만 2020년 전후를 기점으로 헤어드라이어의 영역은 헤어스타일링은 물론 두피와 머릿결 손상을 줄이는 케어까지 확장되고 있다. 10년 전에 1만 원대였던 소형가전인 헤어드라이어가 70만 원대가 된 걸 보면 현대사회에서 가장 급격히 진화한 가전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헤어드라이어 시장 규모는 약 2000여억 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2018년 1100억 원에서 약 두 배 가량 커진 것이다. 2020년 코로나19 여파로 ‘셀프 트리트먼트’가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홈뷰티 디바이스 시장이 급성장했고 이와 함께 프리미엄 헤어드라이어의 시장도 확대됐다.

포춘비즈니스 인사이트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 헤어드라이어 시장은 지난해 90억1000만 달러(한화 약 12조5900억 원)였으며 올해 95억 달러(13조2700억 원)정도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매년 꾸준히 성장하는 시장으로 2030년에는 134억2000만 달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헤어드라이어 손잡이 형태 잡는데 70년 걸려… 이후 소재와 모터 출력에 집중

헤어드라이어는 약 140년 전에 개발됐다. 초기에는 형태에 집중했고 현재에 가까워 질수록 보다 가볍고 견고한 소재와 모터의 출력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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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88년에 프랑스의 미용사로부터 개발된 헤어드라이어. 당시 진공청소기 기술에서 영감을 받아 결합한 구조로, 주방 후드와 형태가 비슷하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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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0년대 핸드헬드 헤어드라이어. 당시 감전 사고가 많고 무거워 상용화에 실패했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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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잡이가 달린 지금과 비슷한 형태의 핸드헬드 드라이어는 100년 전인 1920년대에 출시 됐다고 한다. 하지만 초기의 헤어드라이어는 감전 사고가 빈번한 데다 약 1kg의 무게로 손으로 들기에는 무거워 시장에서 이내 사라지게 됐다.

이후 1950년대에 보닛 드라이어가 인기를 끌다가 변모하면서 헬멧 형태의 후드 드라이어로 미용실에 상용화됐다고 한다. 당시 후드 드라이어는 100W 수준의 전력이었다. 지금보다 머리를 말리는데 15배에서 많게는 20배 이상 시간이 걸렸다는 얘기다.

헤어드라이어는 다시 1950년대에 들어서야 현재 우리가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모양을 띄게 된다. 감전 없이 손잡이를 잡는 형태를 정착하는 데까지 70년이 걸린 것이다. 커다란 모터가 축소돼 드라이어의 내부로 들어가고 손잡이가 달렸다. 본격적으로 1960년대에 들어 플라스틱의 사용이 시작되고 전기 모터가 도입되면서 가볍고 현재 기본형태의 드라이어와 비슷한 핸드헬드 드라이어가 세상에 안착하게 된다.

사실상 1960년부터 최근인 2016년까지 헤어드라이어 진화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리고 시장을 바꾸는 게임체인저로 다이슨이 등장하게 된 것이다.

선도자 다이슨 뒤따르는 후발자… 샤크, 에어랩 반값으로 출시

2020년대 전후 프리미엄 헤어드라이어 시장 확장의 중심에 있던 것은 단연 다이슨이다. 다이슨은 2016년 50만 원대 헤어드라이어 ‘슈퍼소닉’을 첫 출시로 대박을 터트린 데 이어 2018년 다이슨 에어랩 스타일러를 출시해 초대박을 쳤다. 60만 원에 육박하는 고가임에도 출시 이후 전량 품절되는 상황이 한동안 이어졌다. 헤어스타일러와 헤어드라이기를 결합하면서 모발 손상을 줄이는 케어 기기로서 독보적인 장르를 만들어낸 것이다.

다이슨의 성공은 프리미엄 헤어케어 시장의 전반의 가격 상승으로까지 이어졌다. 게다가 출시 당시 53만9000원이었던 에어랩은 현재 74만9000원에 판매 중이다. 높은 가격의 책정과 더불어 지속해서 가격을 인상하는 문제로 늘 논란의 중심이 됐기에 후발 주자들은 가격 차별화를 앞세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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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크 뷰티 플렉스타일 


영국에 다이슨이 있다면 미국에는 샤크닌자가 있다. 다이슨의 에어랩과 유사한 콘셉트로 샤크닌자의 샤크는 플렉스타일을 출시했다. 헤어드라이어와 스타일러가 결합된 기기다.

다이슨 에어랩이 강조하는 코안다 기류 효과를 활용해 바람이 머리카락을 끌어당겨 컬을 연출하게 하는 스타일링 방식을 차용하고 있지만 샤크는 다이슨 에어랩의 약 50~60%로 가격을 책정했다.

2022년 출시해 7개월 만에 북미와 유럽 등에서 약 1300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지난해 국내에도 론칭돼 TV홈쇼핑과 온 오프라인 매장 등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후발주자로 시장을 뒤따르고 있는 상황이지만 샤크닌자 역시 다이슨보다 1년 늦은 1994년 미국에서 설립된 회사로 독자적 기술을 기반으로 성장해 온 회사다. 전 세계에 2000여 개의 특허를 보유하고 있다.

샤크 플렉스타일, 다이슨 에어랩과 비교해 보니… 소음·출력·크기·무게 모두 높은 수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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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있는 다이슨 에어랩과 샤크 플렉스타일 두 기기를 비교해봤다. 사진=황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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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 에어랩의 전력은 1300W다. 샤크가 최근 출시한 플렉스타일 (HD434KR)은 1650W로 더 큰 용량이다. 에어랩은 자체 개발 모터를 사용하며 플렉스타일은 BLCD 모터를 사용한다.

비교 해 보니 샤크 플렉스타일이 모터를 비롯해 크기도 더 크고 무게도 더 무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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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 에어랩의 본체 무게는 297.8g이다. 충전선을 포함하면 570.5g이다. 사진=황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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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크 플렉스타일의 본체 무게는 420g이다. 2m 충전선을 전부 포함면 643g이다. 사진=황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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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 에어랩의 경우 본체가 297g가량 됐지만 플렉스타일은 420g이었다. 샤크는 본체 무게를 약 700g으로 안내하고 있지만 충전선까지 포함해도 643g이었다. 들어서 장시간 사용해도 부담없는 무게다.

가장 큰 차이가 있다면 본체의 앞 부분을 90도로 꺾어 7자 모양으로 변형해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이다. 기기가 꺾이면서 보다 역사 속에서 최적의 디자인을 찾았던 핸드헬드 헤어드라이어와 비슷해졌다. 덕분에 팔을 돌리거나 손목을 꺾지 않고 장시간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드라이어 헤드부분도 360도 회전돼 편한 각도로 머리를 말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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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샤크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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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렉스타일의 컬링 배럴이 왼쪽용 툴과 오른쪽용 툴 두 가지로 구분 된 것도 특징이다. 머리카락을 가르마를 기점으로 배럴을 나누어 사용하니 얼굴 양 옆 머리카락이 대칭으로 컬을 만들어 자연스러운 스타일링이 가능했다. 툴을 교체하는 것도 간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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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슨 에어랩의 소음은 87.3db이었으며 샤크 플렉스타일은 96.2db이었다. 2000W K사 제품은 89.5db이다. 사진=황소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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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쉬운 점은 소음이다. 소음을 측정해 보니 2000W 출력의 K사 제품을 작동할 때 소리는 89.5db, 다이슨 에어랩은 87db이었다. 샤크 플렉스타일은 최대 96.2db로 가장 소리가 컸다. 단순 머리를 말리는 기능으로는 약 5분가량이면 충분하지만 스타일링을 할때에는 약 10여분 간 큰 소음을 들어야 한다.

그럼에도 부담없는 가격으로 헤어스타일링과 헤어드라이 기능을 원한다면 만족할만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 다섯가지 툴을 포함 30만 원~40만 원 대로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샤크 뿐 아니라 필립스, 유닉스 등에서도 이와 비슷한 제품을 내 놓았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까지 다이슨의 에어랩은 프리미엄 헤어드라이어 시장에서 독보적인 존재였다”면서 “그러나 샤크 플렉스타일이 국내 출시된 이후 소비자들에게 ‘대안이 있다’는 목소리가 조금씩 들리기 시작했고 프리미엄 헤어가전 시장에서도 ‘가성비’를 내세우면서 경쟁이 시작된 모양새다”라고 말했다.

황소영 동아닷컴 기자 fang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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