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TT가 TOB에 나서는 것은 5G 등 첨단기술 투자에서 속도를 높이기 위해서다. NTT와 도코모는 모두 도쿄 증시에 상장돼 있다. 이 때문에 양사 주주 간 이해 상충 등으로 인해 투자 규모와 속도가 해외 경쟁사에 비해 뒤진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NTT는 도코모 완전 자회사화를 통해 향후 그룹 차원에서 투자 결정 속도가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NTT는 그룹 차원에서 2030년까지 '아이원(IOWN)'으로 명명한 기존에 비해 100배 빠른 데이터 통신이 가능한 네트워크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차세대 네트워크 구축을 통해 수익성이 낮아지고 있는 도코모는 물론 그룹 전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계획이다.
16일 취임한 스가 요시히데 총리가 내건 휴대전화 40% 요금 인하에 대응하기 위한 경영 효율화 측면도 있다.
통신료 인하가 이뤄지면 도코모는 물론 NTT그룹 자체에도 적지 않은 충격이 예상된다. 완전 자회사화를 통해 도코모 수익을 모두 그룹 수익으로 흡수해 요금 인하에 따른 충격을 최소화하겠다는 것이다.
NTT는 TOB가 완료되는 대로 비용 절감에도 나설 예정이다. NTT는 올 회계연도(3월 결산)에 연결 기준으로 총 매출 11조5000억엔(약 127조원)과 영업이익 1조5900억엔(약 17조원)을 전망하고 있다. 이 중 도코모 비중은 매출에선 39%가량이지만 영업이익에서는 55%에 달한다. NTT 시가총액은 28일 종가 기준으로 8조9000억엔 수준이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도코모의 휴대전화 시장점유율은 37%로 KDDI(28%), 소프트뱅크(22%)를 앞서고 있다. 다만 가입자당 매출이 낮아 올 회계연도까지 2년 연속 통신 3사 중 영업이익 꼴찌를 기록할 전망이다.
NTT에서 TOB 발표에 나선 것은 코로나19 이후 주가 하락폭이 크다는 점도 한몫했다. 회계연도가 끝난 3월 말 주가 기준으로 도코모 주가는 82%로 각각 87%, 90%를 회복한 KDDI와 소프트뱅크에 비해 낮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 29일 NTT 주가는 자금 조달 부담 등에 대한 염려로 장중 한때 5% 이상 하락했으며, 도코모는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NTT그룹은 직원만 31만9050명에 달하는 일본 최대 통신그룹이다. 도코모를 비롯해 유선통신 사업자인 NTT동일본, NTT서일본, 국제통신사업을 하는 NTT커뮤니케이션, 통신솔루션 등을 제공하는 NTT데이터를 자회사로 거느리고 있다.
[도쿄 = 정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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