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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3 (월)

세 생명 살리고…생후12개월 아기천사 하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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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태어난 지 1년밖에 안 된 아기가 연명치료 끝에 사망한 뒤 심장과 폐 등 주요 장기를 기증하고 하늘나라로 여행을 떠났다.

28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경기도 성남시에 살던 서정민 군이 지난 26일 뇌사 상태에서 심장과 폐, 간, 신장 등 장기를 다른 어린 환자 3명에게 기증하고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서군은 올해 7월 갑자기 분당차병원 응급실로 이송돼 심정지가 온 후 심폐소생술로 다시 깨어났지만 이후 뇌파가 잡히지 않았다. 이때부터 석 달간 연명치료를 진행했지만 서군 건강은 점점 나빠져 결국 뇌사 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서군은 이달 16일 병상에서 첫돌을 맞았으며 이날 서군 부모가 아들 장기기증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남1녀 중 막내로 태어난 서군은 태어날 당시 양수를 먹어 인큐베이터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이후 치료를 통해 건강히 집으로 돌아왔다. 서군 부모는 "정민이가 다른 아이보다 키도 크고 몸무게도 많이 나가서 건강한 상태였다"고 전했다. 하지만 병마는 느닷없이 찾아왔고 석 달에 걸친 치료에도 아이는 결국 깨어나지 못했다.

서군 부모는 "정민이를 통해 장기 기증에 대한 사람들 선입견이 사라지길 바란다"며 "장기 기증은 다른 사람 생명을 살리는 일인 만큼 따뜻한 마음으로 바라봐주면 좋겠다"고 전했다. 서군 발인은 28일 성남시 영생관리사업소에서 진행됐으며 그는 하늘누리 제2추모공원에 잠들었다.

생후 12개월 아기가 장기를 기증한 것은 흔치 않은 사례로 꼽힌다. 물론 그보다 더 이른 나이에 장기를 기증한 사례도 있다. 기증원 측은 "생후 2개월 만에 장기를 기증한 아기도 있다"고 전했다. 조원현 장기조직기증원장은 "아기천사 서정민 군이 하늘나라에서 편히 잠들길 희망하며 어려운 결정을 내려주신 부모님 뜻을 잘 전달해 정민 군을 통해 새 생명을 살게 될 친구들이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서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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