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노동시장의 해부·지구 평화를 향한 탐구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인 저자가 대한민국 100년 지성사에서 풍요롭고 정의로운 미래를 꿈꾸게 했던 60명의 지식인의 삶과 시대정신을 담았다.
1947년 출간된 김구의 '백범일지'부터 2000년 이후 출간된 장하준의 '사다리 걷어차기'까지 소개한다.
해방 공간의 화두였던 새로운 나라 만들기에서 시작해 산업화·민주화를 거쳐 세계화 시대 신자유주의 비판까지, 우리 사회가 서 왔던 자리와 갈 길을 탐색한다.
저자는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역사의 기억과 그 의미를 전승하기 위해 이 책을 쓰기 시작했다고 한다.
저자는 이념적, 학문적, 역사적 균형감각을 갖고 지난 100년 우리 현대사를 대표하는 60명의 지식인과 책을 선정하는 게 가장 큰 고민이었다고 말한다.
이런 고민을 바탕으로 보수와 진보, 인문학과 사회과학, 예술과 자연과학, 국내와 해외에서의 연구 등 다채로운 분야의 지식인들과 그들의 대표작을 담아냈다.
흥미로운 요소 가운데 하나는 60명의 지식인에 대한 동료와 후대 학자들의 기록과 평가다.
역사학자 서중석이 기록한 김구의 삶, 시인 정지용이 쓴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초판 서문, 사회학자 김귀옥이 평가한 이은숙의 독립운동은 우리 역사에 헌신했던 이들에 대한 시대의 예의를 기억하게 한다.
대한민국 역사 속 '문제적 인간' 이광수, 여전히 공과 과가 엇갈리는 이승만·박정희에 대한 후대 학자의 평가는 역사를 보는 다양한 시각을 제공하기도 한다.
저자는 "진리를 탐구하는 이들에게 부여된 중요한 과제 중 하나는 잊어서는 안 될 과거의 기억들을 소환하고 다음 세대에게 전승하는 것"이라고 집필 의도를 설명한다.
메디치. 520쪽. 2만원.
▲ 한국 노동시장의 해부: 도시 하층과 비정규직 노동의 역사 = 요코타 노부코 쓰고 옮김.
서울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받은 일본 관서학원대학 사회학부 교수인 저자는 정치구조로서의 87년 체제가 아닌 경제구조로서의 87년 체제에 주목한다.
저자가 정의하는 87년 체제는 대기업 남성 노동자로 구성된 '중핵 노동자'와 여성 노동자, 비정규직 노동자, 중소 영세기업 노동자로 구성된 '주변 노동자'가 확연히 구분된 분단 노동시장 체제다.
저자는 87년 이후 심화한 분단 노동시장 체제의 역사를 따라가며 기존의 한국 노동시장 인구들이 놓치고 있었던 비정규직 노동의 구조를 드러내고자 한다.
기존 연구 대부분이 노동시장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을 단편적으로 분석하고 있지만, 한국 노동시장의 구조적 특징을 총체적이고 역사적으로 해설한다.
저자는 대한민국의 노동 운동이 87년 체제에서 새로운 단계로 한 발 내딛으려고 할 때, 새로운 한국의 노동운동을 이끌어 나갈 수 있는 주체는 누구인지 묻는다.
그린비출판사. 336쪽. 2만3천원.
▲ 지구 평화를 향한 탐구 = 이케다 다이사쿠·로트블랫 대담.
일본 출신의 평화운동가 이케다 다이사쿠 국제창가학회(SGI) 회장과 폴란드 출신의 영국 핵물리학자인 조지프 로트블랫의 대담집이다.
인류를 위한 평화로운 세계를 염원하는 두 거장이 과학과 종교의 면면에서 지구 평화를 위협하는 문제와 해결책에 대한 대화를 담아낸 책이다.
두 사람은 인류의 역사는 핵무기 이전과 이후로 나누어지며, 핵무기로 인해 인류의 멸망이 시작됐다는 점에 서로 동의한다. 핵무기 폐기에 평생을 바친 로트블랫 박사의 일대기가 대담을 통해 소개된다.
로트블랫 박사는 미국 정부의 원자폭탄 개발 프로젝트인 '맨해튼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나치의 패배가 확실해지자 프로젝트에서 떠났고, 핵 폐기와 전쟁 없는 세계를 위해 노력한 공로로 1995년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대담을 나눈 두 저자는 지구와 인류의 평화를 위협하는 수많은 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모든 국면에서 대화를 통한 이해와 조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중앙북스. 306쪽. 1만1천원.
raphae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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