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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9.28 (토)

이슈 일본 신임 총리 기시다 후미오

'포스트 아베' 日스가, 모레 일본 총리된다…코로나·중의원해산 과제(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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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자민당 총재 선거서 득표율 70.6% 압승…장기 집권 가능성 주목

아시아경제

14일 일본 집권 자민당 총재로 선출된 스가 요시히데 [이미지출처=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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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국난 상황에서 정치 공백은 결코 있어서는 안 된다. 아베 신조 내각을 확실히 계승하겠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자민당 신임 총재는 선거 출마선언 후 10여일간 아베 총리를 부각했다. 자민당 주요 파벌의 지지로 '1강(强) 구도'를 형성했지만 자신의 색(色)을 담은 새로운 정책보다는 7년8개월간의 2차 아베 내각에서 진행해왔던 정책들을 강조했다. 조만간 출범할 스가 정권이 '아베 2.0'으로 불리는 이유다.


아베 색을 벗어내지 못한 스가 신임 총재가 차기 총리로 유력해진 가장 큰 이유는 역설적으로 '연속성'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내외로 과제가 산적해 있는 상태에서 아베 총리가 갑작스럽게 지병으로 사임을 하게 되면서 정권 운영의 안정성과 함께 현 기득권을 쥔 파벌들의 이해관계가 '스가 총리'라는 결과를 내놓게 됐다는 것이다.


당초 아베 총리는 기시다 후미오 정조회장을 후임으로 고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그가 세력을 확장하지 못하고 고전하는 상황에서 '아베의 라이벌'이자 '여론조사 1위'를 기록한 이시바 시게루 전 간사장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자 이를 막기 위한 대안이 필요했다. 농가 출신의 스가 장관은 여론조사에서 차기 총리감으로 3위 내에 들어오지는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4월 일본의 새 연호인 '레이와(令和)'를 직접 발표하면서 '레이와 아저씨'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대중적 인지도를 높였다. 무엇보다 소속 파벌이 없다는 점이 주요 파벌들이 지지할 수 있는 배경이 됐다.


하지만 16일 임시국회를 거쳐 스가호(號)가 출범하면 무파벌이 오히려 그의 총리직 수행에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정치적 기반이 약해 내년 9월 잔여 임기까지 총리직을 수행하는 '임시 내각'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스가 장관의 당선에 '1등 공신' 역할을 한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의 행보를 두고 주요 파벌들이 견제하며 주도권 경쟁도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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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부터 일본 언론들은 이시바 전 간사장과 기시다 정조회장이 1년 뒤 차기 선거를 염두에 두고 2위 싸움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하고 있다. 이날 선거에서 기시다 정조회장은 89표(16.7%)를 확보, 이시바 전 간사장의 득표율(68표·12.7%)을 넘어섰다.


정대진 아주대 통일연구소 교수는 "스가 장관 스스로 밝혔듯 관리형 내각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며 "내년 도쿄올림픽 성공을 위해 문제를 악화시키지 않고 상황 관리에 치중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물론 스가 신임 총재가 총리로서 장기 집권을 노릴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스가 신임 총재는 이날 국회의원 표 외에 지방 표를 대거 확보했다. 당초 일본 언론들은 지방 표가 50표 이상일 것으로 전망했으나 실제로는 89표나 득표해 자민당 내에서 압승을 거뒀다. 이를 통해 당내 기반을 확보하고 자민당 및 차기 정권 인사 등 핵심 업무를 이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 장기 집권 가능성은 중의원 해산과 총선거 실시 여부에서도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선거에서 승리를 거두면 정권의 추진력을 확보할 수 있고 내년 9월 다시 치러질 자민당 총재 선거를 앞두고 라이벌을 견제할 수 있게 된다. 중의원 해산 시점이 임박했다는 보도는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다.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전날 한 강연에서 "(중의원 해산은) 타이밍이 매우 중요하다"며 차기 정권이 들어선 직후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9일에는 고노 다로 방위상이 다음 달 중 조기 총선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지지율이 높을 때 해산해야 승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빠른 시일 내에 선거를 할 것"이라며 "내년이 되면 올림픽 문제 등 악재가 있어 아마 올해 안에 선거를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스가 장관이 총재에 이어 총리로 당선되면 코로나19 사태로 얼어붙은 경제를 살리는 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보인다. 그는 "경제에 전력으로 임해 하루빨리 일상생활을 되찾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고용 회복, 임금 인상, 방일 외국인 확대, 농업 개혁 등을 언급해왔다. 재정 건전성에 대해서도 "경제 살리기 없이는 불가능"이라는 기조를 내세웠고 소비세 인상에 대해선 사회보장제를 고려하면 필요하지만 당장 10년 내 하진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아베노믹스로 대표되는 대규모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서는 아베 내각을 계승한다는 뜻을 내비쳤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 프로필

- 1948년 12월 아키타현 출생

- 1996년 10월 중의원 첫 당선

- 1998년 7월 자민당 구 오부치파(현 다케시타파) 탈퇴

- 2006년 9월 1차 아베 내각 총무상으로 입각

- 2009년 9월 고가파 탈퇴 후 무파벌 기조 유지

- 2012년 9월 자민당 간사장 대행

- 2012년 12월 2차 아베 내각 관방장관

- 2016년 7월 관방장관 재직기간 역대 최장 기록

- 2020년 9월 자민당 총재 당선 및 99대 일본 총리 선출(전망)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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