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윤미향, 치매 할머니 5000만원 정의연 기부하게 해" 준사기 혐의

검찰은 14일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기소하면서 치매를 앓는 위안부 피해자 길원옥(92) 할머니의 심신장애를 이용해 기부·증여하게 한 혐의(준사기)를 포함했다. 준사기는 형법상 사람의 심신장애 등을 이용해 재산상의 이익을 취하는 혐의를 말한다.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

서울서부지검은 이날 “윤 의원이 마포쉼터 소장과 공모해 2017년 11월 중증 치매를 앓고 있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A할머니의 심신장애를 이용, 할머니가 받은 여성인권상 상금 1억원 중 5000만원을 정의기억재단(현 정의연)에 기부하게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그 무렵부터 2020년 1월까지 정의연 등에 총 9회에 걸쳐 합계 7920만원을 기부·증여하게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그동안 길 할머니가 받은 정부 보조금과 성금 등이 외부로 빠져나간 것을 포착하고 자금 흐름을 추적한 것으로 알려졌다. 길 할머니의 아들인 목사 황모씨 부부는 길 할머니 통장에서 빠져나간 돈의 사용처를 알려달라고 마포 쉼터 소장 손모(60)씨에게 요청했지만, 손씨가 지난 6월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확인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 목사 측은 2017년 길 할머니가 시민 성금으로 1억원을 받은 사실도 추후 알게 됐다. 황씨의 아내 조모씨가 손 소장과 통화했을 당시 손 소장은 “5000만원은 정의연에 기부했다”고 밝힌 바 있다. 길 할머니는 5000만원을 정의연에 기부했을 때도 치매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외에도 윤 의원이 부정한 방법으로 국고와 지방 보조금을 교부받아 편취한 혐의 등 6개 혐의를 적용했다.

[김동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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