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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6 (토)

이슈 드론으로 바라보는 세상

약물전달 플랫폼 개발한 배신규 엠디뮨 사장 | ‘드론’으로 배달하듯, 약물 정확히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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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이코노미

1962년생/ 아주대 생물공학/ 카이스트 생물공학 석사/ 1989년 대상중앙연구소 책임연구원/ 1997년 한미열린기술투자 심사역/ 2004년 글로비즈파트너스 대표/ 2006년 케미존 한국사업부 경영 총괄/ 2011년 카이노스메드 부사장/ 2015년 엠디뮨 사장(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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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약 효과를 높이는 방법은 크게 2가지다. 약효가 뛰어난 치료제를 쓰거나, 아픈 곳에 정확하게 약을 침투시키는 것이다. 배신규 엠디뮨 사장(58)은 두 번째 방법에서 획기적인 아이디어로 승부한다. 이른바 ‘바이오 드론’ 기술이다. 말 그대로 ‘드론’으로 전달하듯, 약물을 체내의 원하는 조직에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다. 이 기술로 항암 치료제를 개발하면 정상세포를 건드리지 않고 암세포만 정밀 타격한다.

“세포는 ‘엑소좀’이라는 미세한 나노입자 크기의 물질을 분비합니다. 엑소좀은 암을 인식해 찾아가 공격하는 특성이 있어요. 엑소좀에 원하는 약물을 탑재해 몸 안에 주입하면 정상세포는 그대로 두고 암세포만을 찾아갈 수 있죠. 치료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동시에 약물이 정상세포를 공격해 생기는 고통과 부작용을 없앨 수 있습니다.”

엠디뮨이 특히 눈길을 끄는 이유가 있다. 엑소좀은 유용한 물질이지만 자연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양이 적다. 엠디뮨은 줄기세포를 압출해 엑소좀을 대량 생산할 수 있는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지금 기술로는 세포당 엑소좀을 많아야 수백 개가량밖에 추출할 수 없어 활용도가 떨어졌습니다. 엠디뮨 기술을 활용하면 ‘드론’과 같은 엑소좀을 1만개 이상 늘릴 수 있어요.”

엑소좀 같은 약물전달 플랫폼은 신약 후보물질뿐 아니라 기존 의약품에 적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학계와 의료계에서 크게 주목받아왔다. 국내 상장사 중 레고켐바이오가 약물전달 기술로 2건의 기술수출을 성사했다. 셀리버리도 약물전달 시스템으로 주식시장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엠디뮨은 ‘바이오 드론’ 기술로 국내는 물론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에서 특허를 확보했다. 신약 파이프라인도 탄탄하다. ‘세포 유래 베지클(CDV·Cell Derived Vesicles)’ 항암제가 이 회사가 개발하는 신약 후보다. 엠디뮨의 세포 유래 베지클 제조법은 약물 탑재와 체내 특정 조직으로의 타기팅 기능을 결합해 치료 효과를 극대화했다.

여기에 퇴행성 뇌질환, 만성 폐쇄성 폐질환, 골관절염 등에 대한 치료제는 동물실험 단계에 진입했다. 자가면역질환 계통의 희귀질환 치료제는 조만간 임상 1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배 사장은 “리서치 없이 임상만 수행하는 NRDO(No Research Development Only)가 아닌, 플랫폼 기술을 확보한 뒤 임상을 외부에 맡기는 PIDO(Platform Inside Development Outside) 모델로 승부하겠다”고 했다. 엠디뮨은 이를 위해 일동제약 등 국내 제약사와 삼성의료원 등 대학병원과 협업한다. 아울러 생명공학 분야 보건 신기술(NET·New Excellent Technology) 인증을 받고, 엑소좀 연구에 밝은 오스트리아 파라셀서스 의과대학과 공동연구 협약을 맺는 등 활발하게 연구 중이다.

[명순영 기자 msy@mk.co.kr / 사진 최영재 기자]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076호 (2020.09.16~09.2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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