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외국인·기관 매물 출회
오전 11시 기준, 개인 2500억원어치 순매수
예탁금 63조…유동성도 탄탄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 이번에도 '개미'가 나섰다. 전날(현지시간) 미국 증시가 2~4% 폭락하자 개장 전부터 '국내 증시도 영향권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우려가 팽배했다. 그러나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부터 지속해온 순매수 태세를 굽히지 않았다. 미국 증시 급락 여파로 하락 출발했지만, 지난 4일과 마찬가지로 장중 개인의 매수가 몰리면서 낙폭을 줄여갔다. 덕분에 나스닥지수가 4% 폭락했음에도 국내 증시는 큰 충격을 받지 않았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48분 기준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0.94% 떨어진 2379.24를 기록했고, 코스닥지수는 0.43% 하락한 874.48을 나타냈다. 전일 코스피는 2400선을 돌파하고, 코스닥지수 역시 880선에 안착했지만 미국 증시 급락 여파에 소폭 밀려났다. 그러나 코스피가 1.52%, 코스닥지수는 1.22% 하락해 출발한 이후 낙폭을 좁혔다. 일각에서는 9월 증시는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면서 10% 안팎의 조정이 올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이날 오전에도 개인은 또 다시 하방을 지지했다. 개인은 코스피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54억원, 1479억원씩 내다판 매물을 받아내며 1703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시장에서도 개인은 외국인(258억원)과 동반 매수하며 465억원어치를 사들였다.
탄탄한 유동성은 이를 뒷받침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7일 기준 63조1000억원에 달했다. 지난 1~2일 진행된 카카오게임즈 청약에 몰린 58조원에 육박하는 증거금 중 환급된 자금들이 증시 투자 기회를 엿보는 대기자금으로 머물러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이 자금은 하반기 공모주 청약과 함께 증시로도 유입될 수 있기 때문에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한 장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경기 회복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이번 증시 급락을 추세 하락이 아닌 단기조정으로 여기는 이유 중 하나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술주 조정 여파는 국내 투자심리에도 부정적 영향을 초래할 수 있지만 거시경제 변수가 안정적이고,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정폭은 제한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특히 경기 회복 기대감이 지속된다는 사실은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내 증시에 유리한 요소가 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3분기 국내 상장사 247곳의 실적 전망치는 전년동기 32조4336억원에 비해 14.74% 증가한 37조2139억원으로 추정된다. 또한 전년대비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곳은 133곳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 기업(89곳)보다 월등히 많다. 적자전환, 적자확대인 곳은 총 10곳이며 적자축소, 흑자전환이 기대되는 곳은 총 11곳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오는 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평균물가목표제 도입 이후 좀더 구체적인 통화정책을 보여준다면 달러가 안정을 찾고, 금융시장의 교통정리가 일단락 되지 않을까 싶다"면서 "그때까지 증시는 충분한 조정을 거칠 것이며 이후에는 3분기 실적 시즌에 돌입하면서 3분기 경제지표 서프라이즈가 있었던 만큼 펀더멘털, 실적을 바탕으로 한 상승세가 재개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14분 기준, 코스피 내 시가총액 상위 15개 종목 중에서 현대차(0.30%)와 삼성전자(0.17%)를 제외하고는 모두 하락세다. SK하이닉스(-1.64%), 삼성바이오로직스(-2.33%)를 비롯해 NAVER(-1.93%), 카카오(-1.67%),LG화학(-1.55%), 삼성SDI(-1.49%) 등도 약세다.
오주연 기자 moon170@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