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세계 1위 통신사업자인 미국 버라이즌과 8조원 규모 5G(5세대) 통신장비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한국 통신장비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 계약이다.
삼성전자는 7일 전자공시를 통해 '미국 버라이즌 무선통신 솔루션 공급' 계약을 했다고 밝혔다. 계약 기간은 2025년 말까지 5년간이다. 계약 금액은 7조8982억원(약 66억4000만달러)으로 지난해 삼성전자 전체 매출액 230조원의 3.4%에 육박한다.
이번 계약으로 삼성전자는 버라이즌에 5G 이동통신 장비를 포함한 네트워크 솔루션을 5년간 공급하게 된다. 미국은 세계 기지국 투자에서 20~25%를 차지하는 최대 이동통신서비스 시장으로 규모가 2500억달러에 달한다.
이번에 삼성전자가 고객 1억8300만명을 보유한 버라이즌과 대규모 장비 계약을 맺으면서 미국 내 다른 통신사업자나 유럽, 인도 등 5G 수주전에도 유리한 발판이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최대 통신사업자의 검증을 통과해 기술과 보안 등 측면에서 신뢰도를 인정받은 셈이기 때문이다.
시장조사기관 델오로에 따르면 지난해 5G 통신장비 시장 점유율은 화웨이 32.6%, 에릭슨 24.5%, 노키아 18.3%, 삼성전자가 16.6%였다.
미국 제재로 화웨이 장비 교체 압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삼성에는 호재다. 국내 5G 중소 장비부품 회사로 낙수 효과도 기대된다. 삼성전자는 국내 86개 중소 장비부품 회사와 협력해 네트워크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삼성전자 5G 장비는 국내 부품이 40~60% 수준으로 국산화 비중이 높다.
업계에서는 이번 삼성전자 수주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의 차세대 이동통신사업 육성 의지가 실질적 성과로 나타난 것이라고 평가한다. 이 부회장은 2018년 180조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인공지능(AI), 전장용 반도체, 바이오와 함께 5G를 '4대 미래 성장 사업'으로 지정해 집중 육성한다는 전략을 밝혔다. 특히 이 부회장은 그동안 쌓아온 인적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업계 리더들과 활발하게 교류하며 미국·유럽·아시아 등에서 5G 네트워크 통신장비 영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해왔다. 이번 수주를 앞두고도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와 여러 차례 소통하며 영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전경운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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