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있는 이스타항공 사무실의 모습. 뉴스1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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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M&A)이 결렬된 이스타항공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들어간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은 이날 오후 6시 정리해고 대상 직원 550여명에게 이메일을 통해 해고 통보했다. 지난달 말 희망퇴직 신청을 받은 98명을 포함하면 총 640여명이 회사를 떠나게 된다. 정리해고 시점은 10월 14일로, 내용증명 등기발송 등의 절차를 고려해 당초(6일)보다 일주일가량 늦춰졌다.
이스타항공은 이번 정리해고 대상에서 정비부문 인력은 제외했다. 항공기 6대 운항에 필요한 정비인원과 항공운항증명(AOC) 발급에 필요한 필수인력 등을 고려한 것이다. 정리해고가 마무리되면 이스타항공에 남은 직원은 기존 인원(1,700여명)의 3분의 1 수준인 576명으로 쪼그라들게 된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인수 희망자들이 모두 조직 슬림화를 요구하고 있어 인력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조치이고, 향후 업황이 개선되면 희망퇴직자들을 최우선적으로 복직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마포구 애경본사 앞에서 7월 열린 '이스타항공 노동자 8차 총력결의대회'에서 눈시울이 붉어진 참석자가 눈가를 닦고 있다. 연합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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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과의 M&A '노딜' 이후 딜로이트안진과 법무법인 율촌, 흥국증권을 매각 주간사로 선정해 매각을 재추진하고 있다. 현재 이스타항공 측에 인수 의사를 나타낸 곳은 기업 4곳과 사모펀드 등을 포함해 10여곳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최근 투자 의향을 나타낸 인수 후보자들에게 투자안내문을 보냈으며 예비투자자의 회신에 따라 회계 실사 결과 등을 포함한 투자의향서를 발송할 예정이다. 이르면 이달 말 우선협상 인수 기업을 선정해 10월 중 M&A 진행에 들어갈 전망이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타항공의 정리해고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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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노조 측은 사측이 일방적으로 진행한 정리해고라며 반발하고 있다. 향후 추가적인 인력 감축이나 법정관리 후 청산 가능성도 있는 상황에서 업황 회복 이후 재고용하겠다는 사측의 약속을 믿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번 정리해고에서 정비인력을 제외한 것도 AOC 재발급을 위한 필수인력 유지 차원일 뿐, 재발급 이후 추가 구조조정 가능성이 크다고 노조 측은 지적했다.
노조는 향후 지방노동위원회에 해고 무효 구제 신청을 할 계획이다.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위원장은 "실소유주인 이상직 의원이 책임을 회피하면서 끝내 600여명이 거리로 나앉게 됐다"며 "정부도 말로만 항공산업 살리겠다고 하며 대량 해고 사태에는 침묵하고 있어 정부와 여당이 모두 이상직 의원과 한 편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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