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손쉬운 방법은 소득하위를 기준으로 정하는 것이다. 1차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이 전 국민으로 정해지기 전까지 정부는 이 방안을 심도 있게 검토한 바 있다. 무엇을 근거로 소득 수준을 정할 것인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나왔는데 건강보험료가 가장 유력한 방안이었다. 그러나 이럴 경우 소득이 조금 많아 받지 못한 계층의 불만이 쏟아질 수 있다. 건보료만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재난지원금의 취지에 적합한 것인지에 대한 반론도 계속 나올 가능성이 높다. 소득하위 30%로 할지, 50%로 할지, 70%로 할지에 대한 견해도 분분할 것이다.
소득하위를 기준으로 하지 않고 코로나19 확산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과 일자리를 잃은 서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이때도 선정 기준의 객관성을 담보하기 쉽지 않다. 누구를 줄지 선별하는 데도 많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재확산으로 피해를 입은 계층이 객관적 자료를 제시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4차 추경을 통해 2차 재난지원금을 마련해 놓고도 실제 지급은 지지부진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
정치권과 국민들 사이에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하자는 공감대가 형성된 만큼 정부는 즉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을 선별하는 작업에 들어가 할 것이다. 국세청과 보건복지부 등 정부 부처가 보유한 자료뿐 아니라 은행과 신용카드 업체 등 민간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재난지원금이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2차 재난지원금의 선별 지급은 정부의 행정 능력을 평가하는 가늠자가 될 것이다.
[장박원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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