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앞 피격' 항의 시위 격화 속 3명 사상…자경단과 충돌

미국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29)에 대한 경찰의 과잉총격에 항의하는 시위가 연일 격화하는 가운데 총격 사망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블레이크 사건'이 일어난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현지 시간으로 그제(25일) 총격으로 2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고 미 언론들이 보도했습니다.

시위 참가자들이 자경단원으로 추정되는 무장한 남성들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총격 사건입니다.

최소 3명이 총탄에 맞았고, 사망자 외에 나머지 1명은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총기를 들고 거리로 나선 한 무리가 시위대와 말다툼을 벌였고, 주유소 인근에서 총성이 울렸다고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전했습니다.

커노샤 카운티의 데이비드 베스 경찰국장은 현지 언론에 "그들은 자경단 같다"고 말했습니다.

최근 며칠 동안 무장한 사람들이 밤마다 거리를 순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소셜미디어에는 소총을 든 젊은 백인 남성이 군중과 경찰관들에게 쫓기는 장면이 나오고, 자신을 쫓는 사람들을 향해 총격을 가하는 영상이 게재됐습니다.

베스 경찰국장은 이 남성이 자경단의 일원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면서 "곧 체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심야 시위는 현지 시간으로 어제(26일) 새벽까지 이어졌습니다.

블레이크가 하반신을 못 쓰게 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시위는 한층 격화한 상황입니다.

현재 토니 에버스 위스콘신 주지사는 위스콘신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커노샤에는 주방위군 250명이 투입됐습니다.

지난 23일 블레이크는 경찰의 여러 발 총탄에 맞아 쓰러졌고, 당시 그가 쓰러진 차 안에 어린 아들 3명이 타고 있었다는 게 알려지면서 미 전역의 여론이 들끓는 상황입니다.

이번 사건은 지난 5월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관이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를 숨지게 한 뒤 석 달 동안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시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벌어졌습니다.

블레이크에 대한 경찰 총격에 항의하는 시위 사태는 위스콘신주 커노샤를 넘어 뉴욕, 로스앤젤레스(LA), 샌디에이고, 포틀랜드 등 미 전역의 주요 도시들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박찬범 기자(cbcb@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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