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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목)

이슈 때아닌 4대강 공방

文대통령 “4대강보 영향 조사하라” 호우 피해 책임 논란 불 붙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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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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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서 4대강 사업의 홍수 예방 효과를 두고 논쟁을 벌인 지 하루 만인 10일 문 대통령이 “4대강 보(洑)의 영향에 대해 깊이 있는 조사와 평가를 당부한다”고 지시하면서 ‘4대강 사업 논란’에 본격적으로 불이 붙었다. 4대강 사업이 홍수 예방에 효과가 있는지를 두고 여야의 주장이 엇갈리는 가운데 미래통합당은 문재인 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피해를 키웠다며 국정조사를 요구하고 나서며 공세 수위를 높였다. 전국을 덮친 호우 피해가 정치적 책임 공방으로 번지는 모양새다.

●문 대통령 대선후보 시절부터 4대강 사업 비판

문 대통령은 그동안 꾸준히 4대강 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드러내왔다. “(영남권) 수질이 4대강 댐 때문에 악화했다는 것은 박근혜 정부가 공식 발표했다. 4대강 보는 특단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의 견해”(2017년 대선후보 당시)라거나 “4대강 공사 때문에 대구 취수장 등에서 녹조가 발생했다”(2012년 대선후보 당시) 등의 발언을 통해 4대강 사업을 비판했다.

당청은 이번 조사 결과 역시 과거 감사원 감사 결과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4대강 사업은 이미 감사원 등에서 수차례 감사를 했고, 결론이 난 사안인 만큼 정치적 공방으로 시간을 끌 문제가 아니다”라고 했다.

감사원은 2013년과 2018년 두 차례 실시한 감사에서 “4대강 사업은 홍수 예방 효과가 없다”는 결론을 냈다. 특히 2018년 감사에서는 4대강 사업 비용이 31조526억 원에 달하지만 이로 인한 홍수 피해 예방 편익은 ‘0원’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홍수 피해 예방 측면에선 4대강 사업 후 현재까지 비가 적게 내려 편익이 다소 과소 추정될 수 있다”는 단서를 달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4대강 사업이 홍수 예방에 기여한 바가 거의 없고 오히려 그 폐해가 더 크다는 게 당내 전반적인 입장”이라면서도 “4대강 논란과 관련해 당이 앞장서서 목소리를 낼 경우 소모적 정치 논쟁으로 비화되거나 공정성에 시비가 붙을 수 있는 만큼 과거처럼 정부 차원의 조사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현재로서는 환경부 등 정부 부처나 국무총리실 산하 민관합동위원회를 꾸려 조사를 맡기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野 “물난리는 태양광 사업 때문”

이와 관련해 통합당은 “이번에야 말로 4대강 홍수 예방 효과를 제대로 가려보자”는 입장이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경남 화개장터 수해 현장을 방문해 “4대강이 아닌 섬진강 쪽에서 가장 많은 피해가 생겼다”며 “4대강(사업)을 한 지역은 낙동강 일부를 제외하고는 4대강 사업 이후 범람이나 호우 피해가 없고 사망자 수도 줄었다”고 했다. 이어 “그런 과학적 데이터를 놔두고 다시 책임을 떠넘기기 하는 것은 여당으로서 무책임하다”고 비판했다. 통합당 최형두 원내대변인은 “4대강별 피해 상황, 4대강 보 사업이 없었던 섬진강 범람에 대해서 철저히 조사하자”고 논평을 냈다.

통합당은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4년 국무총리 소속 민간위원회인 4대강사업 조사평가위원회 조사 결과 등을 근거로 4대강 사업이 홍수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조사위원회는 4대강 사업 주변 전체 홍수 위험지역 중 93.7%가 홍수 예방 효과를 봤다고 분석했다.

통합당 정진석 의원은 이를 토대로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4대강 사업을 끝낸 후 지류, 지천으로 사업을 확대했다면 지금의 물난리를 좀 더 잘 방어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당시 야당으로서 4대강 사업을 ‘결사 반대’한 민주당에게 피해 책임을 돌리기도 했다.

통합당은 나아가 ‘태양광 국정조사 카드’까지 꺼내들었다. 통합당 탈원전대책특위 이채익 위원장은 이날 “현 정부의 무분별한 탈원전 정책으로 우후죽순 들어선 ‘산지 태양광 설비’가 산사태의 원인이라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며 국정조사를 요구했다. 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역시 “전반적으로 현 사태에 대해 검증을 해서 산에 설치한 태양광이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판명이 될 것”이라며 힘을 실었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영진 원내수석부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전혀 논의된 바 없다”며 “받아들이기 힘든 제안”이라고 일축했다.

강성휘기자 yolo@donga.com
김준일기자 ji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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