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05 (목)

이슈 때아닌 4대강 공방

4대강 vs 태양광…물난리 책임공방, 文 대통령도 합류

댓글 2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머니투데이

(담양=뉴스1) 황희규 기자 = 9일 오후 전남 담양 무정면 봉안리 마을에 집중호우와 산사태로 주택과 차량 등이 매몰돼 처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7일부터 이날까지 담양지역은 546.9mm, 봉산면이 최대 641.5mm 등의 많은 비가 내렸다. 이로 인해 4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 1명이 다치는 등 4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2020.8.9/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the300]집중호우가 이어지면서 곳곳에 산사태와 물난리가 나자 정치권에서 책임공방이 가열되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추진된 4대강 사업이 하천 범람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 문재인 정권의 탈원전 정책 속에 집중 설치된 태양광 설비가 산사태를 초래했는지가 관건이다.

야당은 보 해체 등을 추진해온 여권을 겨냥해 4대강 사업의 효과가 입증됐다고 주장한다. 동시에 태양광 난개발이 산사태의 원인일 수 있다며 국정조사까지 거론한다.

야당의 주장을 일축해온 여권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4대강 사업 효과를 실증분석할 기회라며 논란에 정면 돌파 의지를 나타냈다.

여야의 입장이 엇갈리는 탓에 앞으로 정부 주도의 홍수 피해원인 규명을 둘러싸고 공정성 시비가 불거질 수도 있다.


김종인도 "4대강 사업에서 빠진 섬진강, 잘못된 판단"…文 "4대강 실증분석할 기회" 정면 돌파

4대강 사업의 홍수 방지 효과는 야당 의원들이 계속 강조해왔고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도 힘을 실었다.

김 위원장은 이날 당 비상대책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섬진강이 4대강 사업에서 빠져 다행이라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잘못된 판단이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4대강 사업 대상이 아니었던 섬진강이 범람하면서 전남 구례 등 일대 지역이 큰 피해를 입었다.

비슷한 주장은 통합당 소속 정진석, 추경호, 조해진, 하태경 의원과 자유한국당 대표를 지냈던 홍준표 의원 등이 펼쳐왔다. 이번 수해가 4대강 사업이 진행되지 못한 하천과 지류 등에 집중됐다는 게 주요 근거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 접경지역 호우 피해현장 방문에 나선 문재인 대통령이 6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군남 홍수조절댐을 방문, 권재욱 한국수자원공사 연천·포천지사장과 운영상황 및 조치사항 등에 대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20.8.6/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반면 4대강 사업 대상이던 낙동강에서도 둑이 무너졌다는 점에서 효과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4대강 사업의 폐해는 이미 온갖 자료와 연구로 증명됐다"고 전날 반박한데 이어 이날에는 대통령이 직접 나섰다.

문 대통령은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홍수피해 원인 규명을 강조하며 4대강 평가를 실증분석할 기회라고 밝혔다.


"온나라 파헤친 태양광 때문에 산사태…감사원 감사 실시해야" 야당 총공세

태양광 난개발 책임론에서는 야당의 공세가 더 거세다. 문재인 정권이 탈원전 정책을 밀어붙이면서 친환경 대체에너지원으로 곳곳에 들어선 태양광 발전시설이 오히려 자연을 파괴하고 홍수조절 기능을 무력화한다는 비판이다.

김 위원장은 이날 "최근 집중호우와 함께 산사태가 많이 발생했는데 태양광 발전시설의 난개발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감사원 감사를 주문했다. 안 대표는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전국을 뒤덮어가는 태양광 발전시설과 이번 산사태 등 수해와 연관성에 대해 감사원 감사를 바로 실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전문가들에 따르면 산이면 산마다, 골이면 골마다 온 나라를 파헤쳐 만든 흉물스러운 태양광 시설은 자연적인 홍수 조절기능을 마비시켰다고 한다"며 "결과적으로 지반이 약해져 곳곳에서 산사태가 났고, 쓸려 내려온 토사가 수많은 마을을 덮치고 인명피해를 초래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안 대표는 "인허가 과정에서 비리 의혹도 날로 커지고 있다"며 "따라서 지금 계획된 태양광 시설설치는 전면 보류해야 한다"고 밝혔다.

머니투데이

(서울=뉴스1) 신웅수 기자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과 주호영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2020.8.10/뉴스1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태양광 국정조사'? 원인분석부터…"국회 에너지특위 설치에는 공감대"

'태양광 국정조사'도 언급된다.

안 대표는 "이번 달 예정된 국회 결산임시회에서 여야가 (감사 요구안을) 의결해 줄 것을 제안한다"며 "이것으로 부족하다면 범야권 공동으로 태양광 비리와 수해 피해의 구조적 문제점을 밝히는 국정조사 실시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통합당은 산사태 원인 등을 살펴보며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위원장은 "홍수가 지나가면 산사태에 대해 전반적으로 검증해보고 산에 설치한 태양광 설비의 문제가 판별날 테니 그 후에 (국정조사 추진 여부를) 생각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도 이날 머니투데이 더(the)300과 통화에서 "국정조사는 (피해발생 원인 등을) 알아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와 비공개 회동에서도 '태양광 국정조사'는 논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주 원내대표는 "태양광 국정조사 얘기를 나눈 게 아니라 에너지 정책 전반을 국회에서 다루는 '에너지특위'를 만들자고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영진 민주당 원내수석 부대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여·야 원대대표의 비공개 회동에서 민주당은 '국가균형발전특위'를 제안했고 통합당은 '에너지특위'를 제안해 함께 검토하자고 공감대를 형성했으나 최종적으로 합의에 이르지는 못했다"고 설명했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