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호우에 여당 중심 여론 비등
피해 지원·복구 등 재정투입 시급
정부 ‘재난대책비 등 우선’ 신중론
올 3차추경으로 사실상 재정 바닥
내년 본예산 편성 겹쳐 난항 예고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집중호우 지속에 따른 추가 피해상황 및 대응 현황을 점검하고, 관련 지원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주요 간부들과 긴급점검회의를 갖고 있다. 피해 상황이 심각하고 일부에서 4차 추경 편성론이 제기되는 상황이라 회의 분위기도 자못 심각하다. [기획재정부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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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장마와 태풍 등 집중 호우로 인한 피해가 심각해지면서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중심으로 4차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론이 비등하고 있다. 폭우로 인한 피해가 예상보다 심각하고 이들에 대한 긴급 재해지원 및 수해 복구에 막대한 재정이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는 신중하다. 당장 4차 추경을 공식화하기보다는 각 부처의 재난대책비나 전용 가능한 예산, 예비비 등을 통해 우선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또 피해 실태와 복구 등에 필요한 재원 등이 어느 정도 나와야 기존 예산으로 가능할지, 추경을 편성해야 할지 검토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4차 추경 편성론은 이해찬 민주당 대표가 10일 수해와 관련해 “총력을 다해 수해에 대응하고 복구에 전념해야 할 때”라며,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에 피해 복구를 위한 예비비 지출이나 추경 편성 등 필요한 제반 사항에 대해 긴급하게 고위 당정협의를 갖겠다”고 밝히면서 갑자기 힘이 실리는 양상이다.
전날에도 민주당 최고위원 후보인 신동근 의원 등 일부 의원이 집중 호우로 피해 규모가 크게 늘어나 예비비 정도로는 대처하기 어렵다며, 8월 임시국회를 열어 4차 추경을 처리하자고 제안했다. 이때만 해도 여권 지도부에선 신중론이 우세했지만, 이 대표가 추경을 언급하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정부를 포함한 여권의 분위기는 올해 기록적인 폭우와 피해 상황을 감안하면 추경 편성 등을 통해 대응할 필요성이 있지만, 여건이 만만치 않다는 점에 고민이 있다. 이미 3차례 추경으로 재정이 사실상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상황에서 또다시 추경을 편성하는 게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또 피해 지원과 복구에 필요한 소요 예산이 어느 정도될지 가늠하기 이전에 추경을 공식화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9일 오후 집중호우에 따른 피해 상황과 대응현황을 점검하면서 기존에 편성해 놓은 예산을 우선 활용할 것을 지시하고, 추경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홍 부총리는 “응급복구 및 구호 관련 소요는 각 부처의 재난대책비, 이·전용 등 기정예산을 우선 활용해 적시 지원토록 하라”며, 필요시 예비비 등을 통한 추가 지원방안도 신속히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홍 부총리는 동시에 ”최근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 배추 등 주요 농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농림부 등 관계 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비축물량 탄력방출 등 필요한 조치를 적기에 시행할 것“과, ”특별재난지역 선포에 따른 전기료, 도시가스요금, 지역난방요금, 건보료 감면 및 국민연금 납부예외 등 관련 조치를 차질없이 이행할 것도 지시했다. 피해상황에 대한 실시간 모니터링과 보고 등 대응도 주문했다.
정부로서는 올해 이미 3차례 추경 편성으로 한해 재정적자가 사상 최대규모인 111조5000억원에 달하고, 연말 국가채무가 국내총생산(GDP)의 43.5%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부담이다. 올해 국세수입이 정부 예상에 미치지 못할 경우 국가채무비율이 더욱 올라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추경을 편성할 경우 재정악화가 가속화할 수 있다. 실무적으로도 내년도 본예산 편성을 마무리하고 있는 상황에서 4차 추경을 편성하는 것이 무리일 수 있다. 때문에 현실적으로 기존 재해대책비와 올해 불용이 예상되는 예산의 전용 및 예비비 등을 통해 최대한 대응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4차 추경은 피해 지원 및 복구 비용이 어느 정도 나와야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이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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