틱톡이 미중 패권다툼의 중심지로 부상했다.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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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마이크로소프트(MS)가 중국의 숏폼(짧은) 동영상 소셜네트워크(SNS) ‘틱톡’의 북미·호주·뉴질랜드 사업권에 대한 인수 협상을 다음달 15일까지 마무리하기로 2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중국 기술굴기의 상징이었던 틱톡이 MS의 ‘미국 틱톡’과 바이트댄스(틱톡 운영사)의 ‘중국 틱톡’으로 나뉠 판국이다. 북미와 호주·뉴질랜드 시장에선 틱톡-인스타그램 간 SNS 국지전이 활발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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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야?
· MS가 틱톡의 미국과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운영권 인수 작업을 재개했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권 및 유럽권은 인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이들은 중국 바이트댄스의 자회사에 남을 가능성이 크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틱톡이 미군을 포함한 미국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중국으로 빼돌릴 위험이 있다며 틱톡을 강하게 견제해왔다. 틱톡은 전세계 8억명 이상이 사용한다. 미국에서의 누적 다운로드 수는 1억 6500만회다(모바일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 기준).
· MS는 본래 이달 3일(현지시간)까지 인수 논의를 마무리 할 예정이었으나, 지난달 31일 트럼프의 반대로 협상이 중단됐다.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와 통화한 후 2일 “국가 안보에 대한 대통령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 미국 정부의 철저한 보안 검토를 거칠 것이며, 미국에 제대로 된 경제 이익을 제공하겠다”고 공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티아 나델라 MS CEO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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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왜 중요해?
‘10대들의 앱’ 틱톡이 국제정치 갈등의 상징이 됐다. 미·중 패권다툼이 정보기술(IT)업계 전반으로 확대된 가운데, MS가 어부지리를 얻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틱톡 이외 중국계 IT 기업에도 날을 세우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2일(현지시간) “틱톡이든 위챗이든 중국 공산당과 관련된 소프트웨어 회사들이 야기하는 폭넓은 국가안보 리스크와 관련해 조만간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국과 국경 분쟁 중인 인도에서도 틱톡은 위기다. 지난 6월 틱톡은 위챗 등 58개 중국 앱과 함께 인도 내 사용이 금지됐다.
· 구글·페이스북에 비해 대중 상대 서비스가 약한 MS가 틱톡의 알맹이 사업권을 차지하게 된 점도 눈에 띈다. 2014년 CEO에 취임한 사티아 나델라는 클라우드와 인공지능 기반 B2B 사업 외에 서비스 시장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틱톡 인수는 마인크래프트(게임), 링크드인(인맥 네트워크), 깃허브(개발자 커뮤니티) 인수보다 대중성 면에서 훨씬 매력적이다.
틱톡 앱 다운로드 수.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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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틱톡은?
MS-틱톡 간 협상이 완료되면, 한국 내 틱톡 사업은 미국 틱톡과 완전히 별개로 운영될 수 있다.
· 틱톡코리아 관계자는 “현재로선 틱톡코리아의 사업구조가 (미국 MS와 중국 바이트댄스 사이에서) 어떻게 될지 확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인도 등에서 틱톡이 논란이 될 동안) 한국 정부로부터 별다른 얘기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 국내서도 틱톡의 정보 보안은 문제로 지적됐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달 15일 틱톡에 아동 개인정보 6000여 건을 불법 수집했다며 과징금 1억8000만원, 과태료 600만원을 부과했다. 미국에 비해 솜방망이 처벌이란 비판이 제기됐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는 지난해 2월 아동 정보 불법 수집 건으로 바이트댄스에 과징금 약 66억원을 부과했다.
· 중국 서비스에서 종종 있는 ‘원인불명 접속차단’도 이어졌다. 틱톡의 중국 서비스 ‘더우인(抖音)’은 지난달 가수 비, 트와이스, 마마무 등 일부 한국 연예인들의 계정을 차단했다. 국내 IT업계에서는 “방통위 제재에 대한 중국의 보복조치”라는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이에 대해 틱톡코리아 관계자는 “방통위 제재 훨씬 이전에 알 수 없는 이유로 차단된 것”이라며 “본사는 한국의 제재에 큰 의미를 두지 않고 겸허히 수용했다. 보복 조치라 보기는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차단 이유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틱톡은 '챌린지' 등 15초 내외의 짧은 동영상으로 세계 SNS 시장을 장악했다. 사진은 올해 초 화제가 됐던 가수 지코의 '아무노래 챌린지' [중앙포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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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는?
· 틱톡의 북미 사업권이 MS 손에 들어가면 페이스북(인스타그램)·스냅챗·틱톡의 한 판 승부가 예상된다. 인스타그램은 이달 신규 숏폼 동영상 서비스 ‘릴스’를 출시한다. 이를 두고 WSJ는 “인스타그램이 틱톡의 인기 크리에이터 섭외를 위해 1인당 최대 수십만 달러의 현금을 살포 중”이라고 보도했다.
· 메이어 틱톡 CEO는 지난달 29일(현지시간) 틱톡 합류 이후 처음으로 공개 성명을 내고 “틱톡은 공정한 경쟁을 원한다. 미국의 틱톡 규제 배경에는 애국심의 가면을 쓴 페이스북의 모략이 있다”며 “인스타그램 릴스는 순식간에 망한 페이스북의 동영상 앱 ‘라소’를 잇는 또 다른 틱톡의 모방품(copycat)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 오는 11월엔 미국 대선이 있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11월 이후의 세상은 지금과 또 다를 것”이라며 “통상 인수합병(M&A)이 완료되려면 1년 이상 걸리므로 대선이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 이번 MS-틱톡 간 협상 대상에서 제외된 지역(바이트댄스 산하)에서도 틱톡이 성장을 계속할 수 있을 지도 관전 포인트. 가령, 미국 틱톡과 한국 틱톡은 서비스 전략과 운영방식 모든 게 달라질 수밖에 없다. 쪼개진 틱톡의 파괴력이 이전과 같을지, 바이트댄스가 이를 어떻게 돌파할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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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민 기자 kim.jungmin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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