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조정교부금 준다더니 '현금' 지급 이유로 배제
지난 28일 헌번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 청구
남양주시 재난지원금 안내문. 남양주시 홈페이지 캡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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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남양주시가 경기도를 상대로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 경기도가 31개 시·군에 나눠주는 지원금인 ‘특별조정교부금’ 배분 대상에서 일방적이고 부당하게 남양주시를 제외했다는 이유에서다.
앞서 남양주시는 수원시와 함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극복을 위한 시 자체 예산으로 편성한 재난지원금을 이재명 경기지사의 역점 사업 중 하나인 ‘지역화폐’가 아닌 ‘현금’으로 지급해 ‘미운털 박혔다’는 소문이 돈 바 있다. 나머지 29개 시·군은 지역화폐로 지급했다.
남양주시는 지난 28일 경기도를 상대로 ‘도가 특별조정교부금 지급 대상에서 남양주시를 제외한 것은 헌법에서 보장한 자치재정권을 침해하고 재량권을 일탈·남용해 위법하다’며 헌법재판소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했다고 29일 밝혔다.
권한쟁의심판은 국가기관이나 지자체 사이에 권한을 두고 다툼이 생기면 헌법재판소가 헌법을 해석해 분쟁을 해결하는 제도다. 특조금은 경기도지사 재량으로 31개 시·군에 필요시 재정을 지원하는 예산이다.
시에 따르면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3월 3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체예산으로 재난기본소독을 추가로 지급하는 시·군에 인구 1인당 최대 1만원에 상당하는 금액을 특조금으로 지원하겠다’고 올렸다.
이에 시는 지역화폐보다 신속하게 지급할 수 있고, 월세와 카드 값 등 지역화폐로 지급할 수 없는 곳에 쓸 수 있도록 현금으로 지급했다. 도 재난지원금(1인당 10만원)은 ‘지역화폐’로, 시 지원금(1인당 10만원)은 현금으로 각각 지급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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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도는 지난 5월 20일 사전 안내 없이 시 재난지원금을 ‘현금’으로 지급한 남양주시와 수원시 등 2곳을 제외한 29개 시·군에 ‘특조금을 신청하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이같은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남양주시는 같은 달 25일 ‘우리도 특조금을 달라’고 신청했지만 거부당했다. 거부 이유조차 듣지 못했지만 당시 '이 지사의 역점 사업인 ‘지역화폐’를 사용하지 않아 ‘괴씸죄’가 적용된 것 같다'는 소문이 돌았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도는 이들 두 지자체를 뺀 29개 시·군에 1,152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시는 △재난지원금으로 지급한 현금은 92% 이상 지역에서 지출됐고 △현금 지급이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재난긴급지원사업 취지에 어긋나지 않았으며 △경기도의 ‘2020년 특별조정교부금 운영기준’ 어디에도 지역화폐 지급을 요건으로 삼지 않았다고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어 △남양주시의 자치재정권을 침해한 경기도의 특조금 배분대상 제외 결정 △남양주시의 특조금 지급신청에 대한 경기도의 거부처분 취소 등을 청구 취지로 하는 권한쟁의심판 청구를 통해 자치재정 권한을 지켰내겠다는 입장이다.
시 관계자는 “항간에 ‘이 지사의 역점 사업인 지역화폐가 아닌 현금으로 지급해 미운털 박혔다’는 소문에 설마 했는데 아무래도 그것 때문인 것 같다”며 “자신의 치적사업에 동참 안했다고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빼는 건 너무한 것 아니냐”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어 “당시 이 지사의 SNS 글에는 ‘지역화폐로만 지급해야 한다’는 등의 조건이 붙지 않았다”며 “우리 시장님이 다른 당도 아니고, 같은 더불어민주당인데 왜 이럴까 싶다”고 말했다"
한편 수원시는 "특조금은 도지사의 재량으로 집행할 수 있는 고유의 권한"이라는 원론적인 얘기와 함께 "우리 시 입장에서는 드릴 말씀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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