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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미투' 운동과 사회 이슈

서지현 검사 "여성인권 관심 없던 이들 강요에 응할 의사도, 의무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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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사망 이후 "한마디도 하기 어렵다"며 페이스북을 비공개로 전환했던 서지현 검사(47세·사법연수원 33기)가 보름 만에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저는 슈퍼히어로도 투사도 아니고 정치인도 권력자도 아니다"라며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 검사는 지난 27일 밤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다시 출근을 시작했다. 많이 회복됐다고 생각했던 제 상태가 그렇지 않았다는 것을 알게 돼 당황스러운 시간이었다"며 "쏟아지는 취재 요구와 말 같지 않은 음해에 세상은 여전히 지옥임을 실감하는 시간이었다"고 토로했다.

그는 박 전 시장 의혹과 관련 "가해가 사실로 밝혀질 경우 제가 가해자 편일 리가 없음에도, 사실관계가 확인되기 전에 공무원이자 검사인 저에게 평소 여성인권에 그 어떤 관심도 없던 이들이 뻔한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누구 편인지 입을 열라 강요하는 것에 응할 의사도, 의무도 없었다"고 썼다.

이어 "여성인권과 피해자 보호를 이야기하면서 이미 입을 연 피해자는 죽을 때까지 괴롭혀 주겠다는 의지를 확연히 보여주는 이들의 조롱과 욕설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일까"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공무원으로서 검사로서 지켜야 할 법규가 있다"며 "앞으로도 제가 살아있는 한 이런 일이 끝나지 않고 계속되리라는 생각에 숨이 막혀오지만, 제가 지켜야 할 법규를 지키며 제가 할 수 있는 능력의 범위 내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살아갈 것"이라고 했다.

앞서 서지현 검사는 지난 2018년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사실이 있다고 폭로하며 우리나라 '미투' 운동의 시발점이 됐다.

이에 장부승 일본 간사이외국어대 교수를 비롯한 일각에서는 박 전 시장 사망 후 성추행 의혹이 불거지자 서 검사에게 입장 표명을 요구해왔다.

[홍연우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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