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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5 (월)

이슈 라임자산운용 환매 중단 사태

미키루크 이상호 구속한 라임 檢, 정관계 로비 규명 이걸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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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 이상 투자자 손실을 낸 '라임 사태'를 수사 중인 검찰이 '라임 전주'로 알려진 김봉현 전 스타모빌리티 회장(46·구속기소)으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원조 친노 '미키루크' 이상호 더불어민주당 부산사하을 지역위원장을 구속하며 정·관계 로비 의혹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라임의 '수익률 돌려막기' 의혹이 제기된 뒤 서울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조상원)는 핵심 피의자들을 속속 재판에 넘기며 수사에 성과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김 전 회장이 라임 사태 무마를 위해 정·관계에 전방위로 접근한 것으로 알려져 의혹은 여전히 미궁 속에 빠져있다. 특히 라임 사태 수사 책임자인 송삼현(58·사법연수원 23기) 서울남부지검장이 법무부에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며 로비 의혹과 관련한 수사에도 차질이 빚어지는 것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라임 자금으로 상장사를 인수한 뒤 횡령, 주가 부양 등을 일삼은 혐의를 받는 '회장님'들의 행방도 묘연해 남은 과제가 산적한 상태다.

◆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불건전 운용

라임 사태의 첫 번째 원인은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불건전 운용이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라임의 주요 경영진을 줄줄이 구속해 재판에 넘겼다. 원종준 라임 대표(41)는 해외무역펀드의 부실을 투자자들에게 알리지 않고 2000억원 상당의 라임 펀드를 판매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사기)로 지난 14일 구속됐다. 원 대표는 다른 펀드의 환매 용도로 사용하기 위해 투자금을 모집한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라임 펀드를 설계한 것으로 알려진 이종필 전 라임 부사장(42)도 펀드 불건전 운용과 관련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전 부사장은 코스닥 상장사 리드에 라임 자금 300억원을 투자하는 대가로 명품시계, 명품가방, 고급 외제차 등을 제공받은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전 부사장을 도와 라임 펀드를 운영했던 김 모 전 대체투자본부장은 '라임 전주' 김봉현 회장이 실소유한 스타모빌리티에 라임 자금을 지원하고 대가를 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수배, 자본시장법 위반 등)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 라임 펀드 불완전 판매

라임 펀드를 판매한 은행과 증권사가 고객들에게 중요한 정보를 누락하고 펀드를 판매했는지 여부도 여전히 수사중이다. 검찰은 지난 1일 라임 펀드 불법 판매와 관련해 신한은행을 압수수색했다.

펀드 불완전 판매 혐의로 최초 구속돼 재판에 넘겨진 건 한 때 신한금융투자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던 임 모 전 신한금투 PBS본부장이다. 그는 판매하는 펀드가 해외무역펀드에 직접 투자하는 상품인 것처럼 속여 투자자들에게 480억원을 가로챈 혐의(사기·수재)로 지난 4월 구속기소됐다.

수 천 억원 규모의 라임 펀드를 판매한 장 모 전 대신증권 센터장도 지난달 재판에 넘겨졌다. 장 전 센터장은 수익률 및 손실 가능성 등 중요한 사항을 거짓으로 알리는 등 방식으로 고객들에게 2000억원 상당의 펀드를 판매한 혐의(자본시장법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금융알선·수재) 등을 받는다.

◆ 라임 투자사 수익률 조작

'라임 사태' 피해가 커진 이유는 라임 펀드의 높은 수익률을 목격한 투자자들의 자금이 라임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찰 수사 결과 이 수익률은 조작된 결과였던 점이 드러났다. 라임은 영업이익이 적자를 내는 한계기업의 전환사채 등에 집중적으로 투자했다. 이중 상당수는 라임의 환매중단 선언과 함께 주식시장에서 거래가 정지됐다.

코스닥 상장사 에스모는 수익률 조작의 가장 대표적인 사례다. 검찰에 따르면 무자본 인수합병(M&A) 세력과 주가조작 세력은 조직적으로 공모해 라임 자금으로 회사를 인수한 뒤 주가를 부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일당은 에스모가 기술력을 갖추지 못했음에도 마치 자율주행, 인공지능(AI) 등 신사업을 추진할 것처럼 허위 보도자료를 꾸며 배포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 정·관계 로비 의혹

'라임 전주' 김 전 회장의 로비는 전방위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그는 고향 친구인 금융감독원 출신 김 모 전 청와대 행정관(46)에게 법인카드와 골프접대 등을 제공하고 금감원의 라임 조사 기밀 문건을 제공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김 전 행정관을 4900만원 상당의 뇌물을 받고 라임 관련 기밀을 누설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금융위원회설치등에관한법률위반)로 지난 5월 구속기소했다.

광주MBC 출신 이 모 스타모빌리티 대표(58)는 김 전 회장으로부터 라임에 대한 금감원 검사 무마를 위해 공무원 청탁 명목으로 5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변호사법 위반 등)로 최근 재판에 넘겨졌다. 이 대표는 김 전 회장을 더불어민주당 현역인 A의원에게 소개해줬다고 한다. A의원은 김 전 회장에게 맞춤양복을 선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김 전 회장은 지난 21대 총선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미키루크' 이상호 위원장에게도 접근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위원장은 김 전 회장에게 불법 정치자금 3000만원을 받고, 자신이 재직한 투자조합의 투자를 청탁받은 뒤 5600만원을 수수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 배임수재)로 지난 23일 구속됐다.

검찰은 김 전 회장과 그가 로비 창구로 활용한 이 대표를 집중 조사해 로비 의혹을 규명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그가 맞춤양복을 선물한 것으로 알려진 A의원 등을 검찰이 소환 조사할지 여부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 아직도 잡히지 않은 '회장님'들

라임 사태에는 김 전 회장 외에도 또 다른 '회장님'들이 핵심 피의자로 수사 선상에 올라있다. 부동산 사업 시행사인 메트로폴리탄의 김 모 회장(47·수배중)이 그 중 한명이다.

메트로폴리탄에는 라임의 펀드 자금 수천억원이 투자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금은 필리핀 세부 리조트와 카지노 인수 사업 등 명목으로 빠져나간 상태다. 검찰은 김 회장이 이종필 전 부사장과 함께 라임 자금을 빼돌린 핵심 인물로 보고 그의 행방을 찾는데 집중하고 있다.

라임 사태가 터진 뒤 도주한 또 다른 회장님은 기업사냥꾼으로 알려진 이 모 회장(53·수배중)이다. 그는 코스닥 상장사 에스모의 주가를 인위적으로 부양해 부당이득을 챙긴 핵심 인물로 알려졌다. 에스모의 시세 조종 등에 연루돼 재판에 넘겨진 일당은 지난 6월 서울남부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검찰은 "투자조합 대표조합원 이 모씨 등은 이 모 회장 등과 공모해 전기차, 자율주행차, 2차 전지 등에 투자한다고 허위 공시해 시장을 교란시켰다"고 주장했다.

[김유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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