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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 공식화 "불확실성 너무 컸다"(종합)

아시아경제 유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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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이스타항공 인수 포기 공식화 "불확실성 너무 컸다"(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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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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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유제훈 기자] 제주항공이 23일 이스타항공 인수·합병(M&A) 무산을 공식 선언했다. 이로써 국적항공사 간 첫 구조개편 시도로 주목을 받았던 양사의 결합은 논의 7개월여만에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제주항공은 이날 오전 지난 3월2일 이스타홀딩스와 체결한 이스타항공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제한다고 23일 공시했다. 이스타홀딩스는 이스타항공 지분 39.6%를 보유한 지주회사다.


제주항공은 "정부의 적극적 지원의지와 중재 노력에도 현재 상황에서 인수를 강행하기엔 짊어져야 할 불확실성이 너무 크다고 판단했다"면서 "이번 M&A가 결실을 거두지 못한 데 대해 안타깝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시작된 양 사의 M&A는 공급과잉에 시달리는 국내 항공업계에서 시도된 첫 기업결합 사례로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항공기 45대를 보유,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1위인 제주항공은 항공기 23대를 보유한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겠단 청사진을 내놓기도 했다.


이석주 전 제주항공 대표(現 AK홀딩스 대표)는 당시 "이스타항공 인수를 통해 여객점유율을 확대하고 효율을 극대화 해 LCC 선두 지위를 공고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누구도 예상치 못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 하면서 M&A는 삐걱거리기 시작했다. 이스타항공은 지난 2월부턴 임직원 임금을 체불하기 시작했고, 급기야 3월 말엔 국내·국제선 전(全) 노선의 운항을 중단했다.


지난 5월부터는 누적된 체불임금 문제가 본격화 되면서 양 측의 M&A 협상이 사실상 중단됐다. 이스타홀딩스의 실질적 대주주인 이상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분을 헌납(獻納) 하겠단 강수를 뒀지만 제주항공은 10영업일 내 1700억원 상당의 미지급금을 해소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하겠다며 최후통첩을 보냈다.


M&A가 무산되면서 양 사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지급한 이행보증금(115억원) 반환, 셧다운(가동중단) 책임론 등을 둔 법정공방에 돌입할 가능성이 크다. 양 측도 법무법인을 통해 이를 준비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LCC 한 관계자는 "지난 5월 이후 양 측의 대면협상은 사실상 중단됐던 것으로 안다"면서 "지금까지의 과정은 인수 무산을 염두에 두고 양 측이 각자 명분쌓기에 나선것과 다름없다"고 전했다.


한편 인수전이 최종 불발된 이스타항공의 미래도 불투명해졌다. 전라북도 차원의 지원, 제3의 인수자 물색 등이 거론되지만 업계에선 이스타항공이 법정관리를 신청한 후 청산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보고 있다. 이 경우 1600여명의 이스타항공 근로자들 역시 실직 위기에 내 몰릴 수 있다.



유제훈 기자 kalama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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