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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미국 대선 3개월 이상 남았는데 벌써 벌어진 '백악관 새 주인, 옛 주인' 논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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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향신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 공화당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가운데), 케빈 매카시 하원 원내대표 등 의회 지도부를 초청해 회의를 하고 있다. 워싱턴|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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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이 석달 이상 남은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에 실패했을 때 백악관을 비울 것이냐 말 것이냐를 두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현직인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확대될 예정인 우편투표가 부정선거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자신이 선거에서 패배하더라도 순순히 시인하지 않을 가능성을 내비치자, 민주당은 대선에서 승리하면 백악관을 ‘훈증소독(fumigate)’해서 그를 쫓아내겠다고 반박했다.

미국 민주당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월 대선 결과를 좋아하든 말든 선거에서 패배하면 ‘훈증소독(더운 연기로 소독하는 방식)’으로 백악관에서 쫓겨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방영된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대선에서 패배하면 승복하겠느냐는 질문에 “상황에 따라 다르다”면서 확답을 거부한 데 대해, 그가 선거에서 패하면 반드시 백악관을 비워야 한다고 쐐기를 박은 것이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펠로시 의장은 이날 MS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절차가 있다. 그것(절차)은 백악관의 특정 입주자가 이사하는 것을 좋아하는가와는 상관이 없으며 훈증소독으로 거기서 나가야 한다”면서 “대통령 임기는 임기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뚜렷한 근거를 대지 않은채 우편 투표고 선거 사기로 이어질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선거 결과를 봐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선거 결과를 인정하지 않을 수 있음을 내비친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 봐야 할 것”이라고 답했다. 진행자가 ‘결과를 받아들일 것이냐’고 재차 묻자 트럼프 대통령은 “아니다. 나는 그저 그렇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고 아니라고 말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로나19 부실 대응,흑인 인종차별 항의 시위 강경 진압 등의 논란이 겹치면서 국정 지지율이 30%대로 내려 앉았고, 민주당 대선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비해 지지율이 10%포인트 이상 밀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 국무방관과의 TV토론에서도 선거 결과 승복 여부를 묻는 사회자의 질문에 “결과가 나오면 그걸 보고 말하겠다”고 말한 이력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시에서 선거 부정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부패한 언론이 이를 보도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후보 시절 트럼프 대통령의 이 발언은 당시에도 문제로 지적을 받았지만 현재 그는 현직 대통령이기 때문에 발언의 파장은 더욱 커졌다.

현재 시점에서 대선 승리 가능성이 높은 민주당으로선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를 들여다보고 승복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힌 것은 자신이 패했을 경우 부정 선거를 주장하면서 백악관을 비우지 않고 ‘농성’을 벌일 개연성을 암시한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에서 패배하는 경우에 대해 “그가 알든 모르든 그는 떠나게 될 것”이라면서 “그가 백악관에서 나오길 원하지 않는다는 것은 적법하게 선출된 미국의 대통령을 취임시키기 위한 취임식을 하지 못하게 된다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의 대변인인 앤드루 베이츠도 “미국인이 이번 선거를 결정할 것”이라면서 “미국 정부는 백악관을 무단침입자를 백악관에서 호위에서 내보낼 수 있는 완벽한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패배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을 비우길 거부할 경우 미국 정부가 그를 쫓아낼 권한이 있음을 우회적으로 경고한 것이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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