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서울시내 그린벨트를 보존하겠다고 말했다. [이충우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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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태릉골프장 용지'를 언급함에 따라 태릉골프장 용지가 서울시내 미니 신도시 후보지로 급부상했다.
국방부는 조만간 국토교통부와 합의 절차를 개시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는 이날 오후 "국가 정책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공주택 공급 물량 확대 필요성 및 시급성과 군인 복지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관계부처, 지자체 등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릉골프장은 그간 정부와 서울시가 수차례 이전·개발을 시도했지만 군의 반대로 번번이 무산됐던 용지여서 논의 과정이 녹록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서울 노원구 화랑로 소재 군 시설인 태릉골프장(83만㎡) 일대는 서울 길음뉴타운(124만㎡)에 1만8500가구 공급된 것을 감안하면 1만2000여 가구 공급이 가능하다. 근처에 기반시설이 어느 정도 갖춰진 상태로 개발된 헬리오시티(40만㎡·9510가구)에 대입해보면 2만가구까지도 공급 가능하다. 이에 더해 인근 육사 용지(67만㎡)까지 합하면 최소 2만가구에서 많게는 3만가구까지 들어설 수 있다. 인근 태릉선수촌 터까지 합치면 무려 250만㎡여서 더 많은 주택을 공급할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태릉 육군사관학교와의 연계 개발이 개발 속도와 육사의 상징성 등을 고려할 때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부 관계자는 "골프장은 단기간에 택지를 개발해 주택을 공급할 수 있지만 육사 이전은 완전히 다른 문제"라며 "이전 결정과 대체 용지 선정에 몇 년이 걸릴지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태릉골프장 입지가 갈매지구와 별내신도시 인프라를 공유할 뿐 아니라 GTX-B노선 별내역 개통이 예정돼 있어 교통 접근성도 좋다. 신도시를 조성하는 것보다 시간과 비용이 파격적으로 적게 들어 효율적이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태릉 등 골프장에 아파트를 짓는 것은 택지 확보 차원에서 가장 손쉬운 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땅을 확보하려면 우선 군이 땅을 내놓겠다는 결단을 해야 하고 이후 보상 협의를 해야 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땅을 사들이고 그 이후 절차는 일반 신도시 수용 과정과 동일하게 진행된다.
태릉골프장 일대는 2년 전에도 택지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후보지로 검토됐으나 당시 국방부 반대로 무산됐다. 하지만 부동산 시장 안정화가 현 정부의 최대 목표가 됐고 그린벨트 해제가 무산되자 가장 강력한 대안으로 급부상했다. 서울시 관계자도 "서울 유일의 군 골프장인 만큼 군 사기 저하 문제도 있어 군 골프장 이전 방안 등 확실한 대안을 적극적으로 제시하고 추진해야 할 사안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최근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김현미 국토부 장관 간 긴급 회동으로 거론됐던 용산공원 용지 개발 건은 공원 조성을 확정 약속한 상태에서 개발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그린벨트 보존이 확정되면서 서울시 핵심지의 도시계획시설 용지 등 국공유지 개발안도 힘을 받게 됐다.
현재 서울 삼성동 서울의료원 강남분원, 대치동 세텍(SETEC), 동부도로사업소 용지 등 강남권 알짜 유휴용지를 고밀 개발로 전환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정부는 2018년 수도권 공급 계획을 발표할 당시 국공유지인 송파구 가락동 옛 성동구치소 용지에 1300가구를, 강남구 삼성동 서울의료원 자리(7000㎡)에 800가구를 공급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알짜 국공유지는 토지 용도를 상업용지로 변경하고 용적률을 1000%까지 획기적으로 높여서 고밀지역으로 조성한다는 안이 유력한데, 그린벨트를 지킨 서울시의 용단이 필요한 부분이어서 향후 논의가 주목된다.
[박만원 기자 / 이한나 기자 / 이축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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