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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9 (목)

이슈 수돗물 유충 사태

'수돗물 공포' 인천·서울·부산 확산…샤워필터 매출 987%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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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유충일까요? 샤워하러 들어왔는데 찝찝했어요”

중앙일보

서울 동작구에 거주하고 있는 김모(29)씨가 샤워실에 유충이 있었다며 보낸 사진. [김씨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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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의 아파트에서 지난 19일 욕실에서 유충을 발견했다는 김모(29)씨의 말이다. 김씨는 20일 “하수구에서 먼 벽 근처에 물이 살짝 고이는데 그 부분에 유충이 말라붙어 있었다”며 “더럽기도 하고 많이 놀랐다”고 말했다. 그가 찍어둔 사진 속에는 유충 세 마리가 말라 죽어있었다. 김씨는 “샤워기에서 나온 것인지 확인하려고 욕조에 물을 받아보고 있다”며 “곧 구청에 신고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수돗물 유충 공포, 인천·서울·부산 등 확산



인천과 경기의 수돗물 유충 공포가 서울, 강원, 부산 등 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 지난 18일에는 부산 동구 범일동의 한 주택에서 19일에는 서울시 중구 한 오피스텔에서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왔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또 수돗물 사용이 많은 한여름에 갑자기 불거진 수돗물 유충 사태로 혼란스런 시민들이 샤워기 필터나 생수 등의 구매에 나서면서 수도 용품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



인천은 "작년엔 붉은 물, 올해는 벌레" 불만



수돗물을 많이 쓰는 여름에 유충 논란이 불거지면서 불만을 제기하는 시민들 목소리가 높다. 인천시 계양구 자택에서 유충 발견했다는 글쓴이는 한 대학교 커뮤니티에 글을 올려 “수돗물로 씻고 마시고 요리해야 하는 데 너무 막막하다”고 불안감을 토로했다. 정부와 지자체 책임론을 제기하는 의견도 늘고 있다. 한 익명 온라인 커뮤니티에선 “문재인 대통령은 에비앙(프랑스 생수 브랜드)으로 샤워하냐”며 “여름철 1일 3샤워는 필수인데 어쩌자고 해결을 안 하는 것이냐”고 따져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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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돗물 유충 사태가 퍼지면서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샤워기 '필터'를 사야겠다는 반응이 올라오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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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인천시에서는 지난해 붉은 수돗물 사태에 이어 올해는 유충 논란까지 벌어지자 '언제쯤 안심하고 수돗물을 사용할 수 있느냐'는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 인천 연수구에 거주하는 신지현(26)씨는 “작년에는 붉은 수돗물이더니 이제는 벌레까지 나오는 것이냐”며 “이번 한 번만 그런 게 아니라 이렇게 반복되는 걸 보면 지자체에서 제대로 관리를 하는 건지 의문이 든다”고 꼬집었다.



샤워기 필터 등 수도 용품매출 986% 급증



전국으로 수돗물 유충 논란이 번지면서 생수나 이물질을 걸러주는 샤워 ‘필터’를 사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마트에 따르면 지난 14일에서 19일까지 인천지역 이마트(동인천·계양·연수·인천공항·검단점)에서는 샤워기 필터 같은 수도 용품 매출이 전년 대비 986.7% 늘었다. 생수 매출은 30.1% 늘었다. GS리테일 관계자는 "수돗물 유충 사태가 터진 다음 날인 15일부터 생수 매출이 급증했는데 추가 발주를 했고 특별 공수까지 하라는 요청이 있었다"며 "인천 지역에 위치한 모 편의점의 경우 지난 16일 아파트 단지 내에서 생수를 2000여병 넘게 주문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유충으로 판단하긴 일러"



한편 서울시에서도 유충 발견 신고가 접수되자 대응에 나섰다. 서울시 상수도사업본부는 서울시 중구 오피스텔에서 발견된 유충을 수거해 서울 물 연구원에 정밀 수질검사를 의뢰한 상태다. 상수도사업본부에 관계자는 “조사가 완료되지 않은 만큼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왔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며 "오후 4시쯤 결과가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상수도사업본부는 수거한 유충이 인천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종류인지 조사한 다음 주변 다른 아파트와 시설에 대해서도 수질검사를 할 계획이다.

박현주 기자 park.hyunj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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