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룡 후보자, "성추행 피소 건은 '공소권 없음'"
관련 고발 6건은 수사 의지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가 20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윤동주 기자 doso7@ |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
[아시아경제 이관주 기자] 김창룡 경찰청장 후보자가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의혹 관련 고소·고발사건에 대해 계속 수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직 비서 A씨가 고소한 사건 자체는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할 수밖에 없다는 원론적 입장을 견지했다.
20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고 박 전 시장 의혹과 관련된 수사에 질의가 집중됐다. 김 후보자는 “고 박 전 시장 관련 고소·고발로 경찰이 수사 중인 사안은 6건”이라며 “법령에 따라 필요한 범위 내에서 수사하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 사건과 고 박 전 시장의 사망 동기 등에 대한 철저한 수사도 약속했다.
다만 여당과 야당 위원의 질의 내용은 조금 차이를 보였다. 여당은 고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자체보다는 피소사실 유출 문제에 집중했다. 김 후보자는 박 전 시장의 피소 사실이 적절한 시점에 청와대에 보고됐냐는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주요 사건 등은 발생단계에서 보고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같은 당 임호선 의원도 경찰의 보고 규정에 대한 정비를 요구했다.
반면 야당은 고 박 전 시장의 성추행 의혹 규명을 거세게 촉구했다. 이은주 정의당 의원은 진실규명에 대한 김 후보자의 강력한 의지를 촉구했고, 김형동 미래통합당 의원은 고 박 전 시장 피소 당일 김 후보자가 받은 보고 문자를 캐물으며 수사 과정에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김 후보자는 “필요한 수사를 엄정하고 철저하게 계속해 나가겠다”고 답했다.
아울러 여당은 검경 수사권조정과 자치경찰제 도입 등 경찰개혁 과제에 대한 질의도 이어갔다. 김 후보자는 “수사구조개혁을 통해 경찰 수사의 권한과 책임성이 높아진 만큼 책임성·중립성·공정성 보장을 위한 다양한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며 “제도적으로 경찰위원회 실질화를 통해 통제를 강화하고, 국가수사본부 개방직 본부장이 수사를 총괄·관리하고 운영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또 집단 괴롭힘·폭행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고(故) 최숙현 트라이애슬론 선수와 관련한 질의에도 엄정 조치를 강조했다. 고 최 선수 측은 고소장을 검찰에 접수하면서 검찰이 직접 수사할 것을 요청했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경찰의 부실수사를 지적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한 이해식 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김 후보자는 “피해자 입장에서 검찰 수사에 더 믿음이 갔던 걸로 짐작한다”며 “피해자는 그런(부실수사를 하지 않겠냐는 우려) 생각 있었지 않을까 한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경북지방경찰청이 고소사건 전반에 대해 감찰을 진행 중”이라며 “결과를 보고 엄정히 조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관주 기자 leekj5@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이 기사의 카테고리는 언론사의 분류를 따릅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