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오른쪽) 경기지사가 17일 경기도의회 임시회에 참가해 이재정 경기도교육감과 밝은 표정으로 인사를 나누고 있다. 경기도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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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의 선거법 위반 무죄취지 파기환송으로 짐을 던 이재명 경기지사의 첫 일성은 역시 '경제’였다.
17일 오후 3시에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정말로 지옥에서 되돌아 온 것 같다”고 말문을 연 이 지사는 “수장이 흔들리는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맡은 역할을 충실히 해낸 공직자 여러분들께 감사 드린다”면서 “코로나19로 어느 때보다 엄혹한 상황이어서 경제문제에 주력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지사는 현안을 논의하기 전 건국대 최배근 교수를 초빙해 국내경제 상황에 대한 전반적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최 교수는 제조업 기반 수출주도성장 종언, 소득불균형 심화, 기본소득 필요성 등 이 지사와 경제철학이 상당히 비슷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지사의 의중을 대리 전달한 셈이다.
이 지사는 이날 새로 합류한 직원을 소개하면서 직원들에게 “박수 좀 쳐주시죠”라고 농담을 하는 등 훨씬 여유 있는 표정이었다. 하지만 현안에 답변을 못하는 직원에게는 "모르면 가만히 있으시라"고 기강도 잡았다.
이 지사가 강조하는 K-경제는 올 초부터 밝혔던 소멸성 지역화폐를 통한 기본소득 지급이다. 평소 소신대로 소비가 위축된 4차 산업시대에 기본소득을 지급함으로써 소비를 진작시켜 공급과 균형을 맞추자는 것이다. 지방정부의 케인스식 재정 확대정책이다.
이 지사는 지난 8일 가졌던 민주당 예산정책협의회에서 “코로나19로 국민들이 현장에서 겪는 경제적 고통이 매우 크다”며 "2차 재난지원금을 고려해달라"고 당부했다. 이 지사는 도민들의 동의한다는 전제를 달고 도 차원의 2차 재난지원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의 근거로 재난지원금 지급 후 경기도의 카드사용매출액이 지난해 수준으로 회복된 것과 도민들의 88%가 “재난소득 지급이 잘됐다”고 평가한 여론조사를 들고 있다. 이 조사에서 도민들의 60%는 정부의 2차 재난지원금 지급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기본소득 주창자인 이 지사는 이미 △청년기본소득(만24세 100만원) △산후조리비(50만원) △청년면접수당(최대 21만원) △노동자휴가비(1,600명 25만원) 등을 지역화폐로 지급하고 있다. 선심성이라는 말에는 소멸성 지역화폐기 때문에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경제복지정책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이 지사의 기본소득이 자리잡을 경우 진보와 보수가 늘 대립하고 있는 보편복지냐, 선별복지냐에 대한 논란에서 여권이 주도권을 잡는다는 부수효과도 있다. 이 지사는 기본소득을 주요 의제로 부상시킨 걸 넘어서 대표주자로 인정받게 되는 것이다.
이 지사는 “우리들이 나아갈 세상은 공정한 세상이고, 공정한 세상을 만드는 것은 공직자들의 의무”라면서 “(재판이 있건 없건) 변한 건 없다. 도민을 위해 공정한 세상을 만드는데 앞장서 달라”고 당부했다.
이범구 기자 eb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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