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美 체류중인 인사들 추방도… 당원명부 없어 현실적으론 어려워
NYT는 이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백악관이 이 같은 내용의 '대통령 포고문' 초안을 마련했다고 보도했다. 포고문 초안에는 이미 미국에 체류 중인 공산당원과 가족의 비자를 취소하는 조치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중국 공산당원은 9200만명 수준으로 가족까지 포함하면 대략 2억7000만명이 이번 조치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논의에는 백악관과 국무부, 국토안보부 관계자들이 범정부적으로 관여했다고 NYT는 전했다.
중국 공산당원들의 입국을 막기 위한 법적 근거도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2017년 미국 국익을 해친다는 이유로 무슬림에 대한 일시적 입국 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이 조치는 법원에서 치열한 다툼으로 이어졌고, 결국 트럼프 행정부가 승리했다. 이 선례를 볼 때 중국 공산당원들에 대한 입국 금지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NYT는 "이 같은 조치는 중국에 들어가려는 미국인들에 대한 (중국의) 보복을 촉발할 것"이라며 "이번 조치가 시행되면 2018년 양국이 무역 전쟁을 벌인 후 가장 도발적인 조치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 보도에 대해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5일 정례 브리핑에서 "관련 보도가 사실이라면 사람들은 미국이 참 딱하다고 느낄 것"이라며 "미국은 세계 최강대국으로서 세계에 무엇을 남기고 어떤 영향을 끼칠지 고민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NYT는 다만 포고문이 아직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고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공산당원 입국 금지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2018년에만 중국인 약 300만명이 미국을 방문했는데, 미국이 당원 명부를 들고 있지 않은 이상 공산당원을 구별해낼 수 없다는 것이다. 주드 블란쳇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국 석좌는 "(공산당원 전체 입국 금지는) 마치 트럼프 대통령에게 불만이 있다고 해서 미국 공화당원 전체를 제재하는 것과 같다"고 했다. 한때 트럼프 행정부는 공산당원 전원의 입국과 체류 금지가 아닌 고위급 공산당원 25명과 이들의 가족만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했다고 NYT는 전했다.
한편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 통신장비 업체 화웨이를 비롯한 중국 IT 기업들이 중국 내 인권 탄압에 관여했다며 이 직원들에 대한 미국 입국 비자를 제한한다고 발표했다. 화웨이 등 IT 기업들이 중국 공산당이 반체제 인사를 검열하고 신장위구르자치구에 대규모 수용소를 건설하고 감시하는 데 기술을 제공했다는 것이다.
[워싱턴=조의준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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