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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까지 160조원을 투자하는 '한국판 뉴딜 정책'이 발표된 14일 증시에서 그동안 뉴딜 수혜주로 분류됐던 종목들의 주가 움직임은 모두 제각각이었다. 수소 수혜주로 분류되는 코오롱머티리얼(8.69%)이나 세종공업(4.42%) 시노펙스(19.45%)는 큰 폭으로 올랐지만 풍력 관련주인 씨에스윈드(-2.15%), 동국S&C(-10.83%) 등은 하락했다. 또 그동안 그린뉴딜 대표 수혜 종목으로 꼽혔던 두산퓨얼셀과 에스퓨얼셀은 각각 11.42%, 11.60%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뉴딜 정책 수혜 업종들이 당분간은 상승과 하락 움직임을 반복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오르다 수급이나 펀더멘털에 대한 불안감으로 빠지는 과정을 반복할 것이라는 얘기다.
불과 물 사이를 오가면서 철이 단련되듯 이런 과정을 통해 한국판 뉴딜 수혜주의 옥석이 가려질 전망이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판 뉴딜의 구체안이 공개됐기 때문에 앞으론 시장에서 수혜 종목이 좁혀지며 구체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국판 뉴딜 수혜주'를 묻는 질문에 한 리서치센터장은 "1998년 김대중 대통령이 초고속 정보통신망 사업을 발표할 때, 인터넷 시대를 선도할 기업이 어디인지를 찾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 대답 속에는 "구체적으로 어느 기업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린뉴딜, 디지털뉴딜 관련 업종이 향후 주식시장을 선도할 것"이라는 의미가 숨겨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이날 정부의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과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미래비전에 대한 보고를 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그는 "그린뉴딜이나 디지털뉴딜을 위한 생태계를 위해서는 일단 대기업이 자리를 잡은 뒤 이끄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정부가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한국판 뉴딜 정책의 1차적인 수혜는 그린·디지털 선도 대기업을 중심으로 한 생태계에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진단이다. 그는 "수소 분야는 일단 모빌리티 분야부터 진행될 것이기 때문에 수소트럭·수소차 생산의 가치사슬에 포함돼 있느냐를 구체적으로 봐야 한다"며 "현재 참여해서 사업을 하고 있는지, 연구개발 성과가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에너지 분야를 맡고 있는 이민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 그린뉴딜의 핵심을 '스마트그리드 분야'로 봤다. "신재생 하면 일반적으로 풍력이나 태양광 등 발전 분야만 생각하는데 발전뿐만 아니라 스마트그리드, 전력수요에 이르기까지 이 분야를 종합적으로 키우겠다는 대책으로 보인다"며 "구체적인 투자액까지 나와 있어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와 관련해서는 LS일렉트릭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했다. 수소 충전소에 대한 선제적인 투자를 진행한 효성중공업도 그린뉴딜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날 정부 발표에 대해 "디지털 뉴딜이라는 것 자체가 구체성이 결여된 뜬구름 잡는 얘기라서 아직 평가하기 어려운 단계"라고 전제한 뒤 "데이터3법이 국회를 통과했지만 아직 시행이 안 되고 있는데 말로만 빅데이터 산업을 이야기하는 것은 공허하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디지털 헬스케어를 한다고 해도 의사들의 반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등을 이야기하지 않는다면 실현되기 어려운 문제"라고 비판했다. 정부가 정책 집행을 통해서 의지를 먼저 보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김 연구원은 다만 "빅데이터나 디지털 헬스케어나 블록체인 등의 구체적인 방향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 모든 것이 강력한 5G 인프라 위에서 실현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5G 기술·장비업체 등에 대한 관심을 가질 만하다는 이야기다.
바이오 분야를 맡고 있는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신중하고 보수적인 접근"을 당부했다. 그는 "제약·바이오는 특성상 정부에서 지원을 하고 투자해도 주가 영향은 미미한 것이 특징"이라며 "특히 원격의료 분야는 규제를 풀어주는 데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이는데 결국 실질적인 규제가 풀려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료전지 분야에서 앞선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그는 "수소 관련 정책은 방향이 정해졌고 이제 속도가 붙을 단계인 만큼 이미 기술을 확보한 기업들은 직접적인 매출 성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철 기자 / 김정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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