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시청 내부자로부터 우리 당에 들어온 제보"라며 "시장 비서실이나 유관부서에서 피해자 호소를 묵살하는 심각한 인권침해가 동시에 있었다"고 말했다. 고소인인 박 시장의 전(前) 여비서가 수차례 성추행으로 고통을 호소했고 다른 부서로 전보를 요청했지만, 상급자들이 이를 거부한 것은 성추행 방조·무마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통합당은 고소 사실이 박 시장에게 전달된 경위를 문제 삼으며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판사 출신 전주혜 의원은 "앞으로도 이런 식으로 사건이 진행된다면 어떻게 고소인이 국가 시스템을 믿고 권력형 성범죄에 목소리를 낼 수가 있겠나"라며 "고소 사실 유출 경위가 반드시 파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통합당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여성가족위원회 등 관련 상임위를 통해 관련자 청문회를 요구하고, 진상이 충분히 밝혀지지 않는다면 국정조사나 특검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또 양금희 의원은 권력형 성범죄의 경우 피고소인이 사망하더라도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종결하지 않고 수사가 가능하게 하는 내용을 담은 '성폭력처벌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할 예정이다. 한편 홍준표 의원(무소속)은 박 시장 성추행 의혹에 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면서 '채홍사'가 있다는 주장을 내놔 논란을 빚었다. 홍 의원은 전날 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피해자가 한 명만이 아니라는 소문도 무성하고 심지어 채홍사 역할을 한 사람도 있었다는 말이 떠돈다"며 "이런 말을 잠재우기 위해서라도 검경은 수사를 철저히 하고 야당은 태스크포스(TF)라도 구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권영세 통합당 의원은 "이러니 이분(홍 의원) 입당에 거부감이 많다"고 저격했다. 권 의원은 "한때 보수정당 대선주자까지 했던 사람이 단지 떠도는 소문을, 입에 담는 것을 넘어 글로 남기기까지 하다니"라며 "이분은 내심으로 오히려 진상 규명에 반대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고 비판했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역시 "이분은 학창 시절에 '선데이서울'(1992년 폐간)을 너무 많이 보셨다. 그 후유증이다. 수준 좀 보라"며 비난에 가세했다.
[고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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