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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2 (금)

이슈 끝없는 부동산 전쟁

‘갑툭튀’ 부동산대책에 ‘내집’ 계획은 엉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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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작용 막으려 땜질식 처방만

역차별 논란에 세대간 충돌도

22번동안 꾸준히 수요 억제책

시장은 ‘정책 포비아’만 커져…

헤럴드경제

6·17 부동산 대책 발표 3주 만에 다시 나온 '7·10 대책'에 대해 전문가들은 다주택자에 대한 세금을 크게 올려 투기수요를 원천 차단하려는 고강도 대책이라고 평가했다. 부동산 관련 세금 인상은 예고됐던 것이지만,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취득세를 모두 한꺼번에 큰 폭으로 올려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서울 성동구 아파트 단지.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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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문제는 우리 정부에서는 자신있다고 장담하고 싶다.”

지난해 11월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에서 부동산 시장 관련 정책을 자신했지만, 불행히도 시장은 뜻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재임기간 전국 아파트 중위 가격(KB국민은행 기준)은 20.6%, 서울은 52.7%가 올랐다. 급기야 “지금까지 정책은 다 종합적으로 작동하고 있다”던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도 14일 오전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죄송하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이 자리에서 “저희들이 정책을 좀 더 섬세하고 선제적, 근본적으로 펴왔더라면 지금과 같은 어려운 상황을 국민이 겪지 않았을 것”이라며 사과했다.

김 장관이 ‘정책을 더 섬세하게’라고 표현하며 추가 정책을 끝없이 시사하고 있지만, 시장은 오히려 ‘정책 포비아(공포증)’가 커지고 있다. 정책을 내놓을 때마다 잠시 숨고르기 후 상승이 반복되면서 정책 신뢰도는 바닥으로 떨어졌다. 잦은 정책 발표로 앞선 정책과 상충하는 아이러니까지 벌어지면서, “정부 말만 믿었다가 뒤통수를 맞았다”는 소리까지 나온다. ▶관련기사 3·8·20면

시장과 가장 부딪히는 부분은 공급이다. 22번의 부동산 대책에서 꾸준히 수요 억제책이 아닌 공급 확대책을 내놓으라는 주문이 나왔지만, 정부는 7·10 대책에서도 ‘공급관련 태스크포스(TF) 구성’과 5가지 공급가이드라인 등을 내놨을 뿐 구체적인 공급확대책을 발표하지 못했다.

대책때마다 생기는 부작용을 막기위한 땜질식 처방을 내놓다보니 세대 간 충돌도 잇따라 벌어지고 있다. 실제 7·10 대책에서 생애 최초 특별공급 확대를 통해 2030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을 돕기로 했지만 이때문에 4050세대는 역차별을 받게 됐다. 공급물량은 그대로인데 그 안에서 2030세대 비중이 늘었기 때문이다. 국민주택뿐 아니라 민영주택에서도 일반분양 물량이 최대 15%(공공택지)가 줄어든다.
헤럴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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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주택자로 청약을 기다리고 있는 강모(43) 씨는 “청약가점 커트라인을 보며, 69점(4인가구 청약가점 만점)될 날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는데 이게 무슨 날벼락이냐”고 말했다.

국민주택에만 청약을 넣을 수 있는 청약저축 46만개 중에서 15년 이상 장기 가입 계좌는 20만개에 달한다. 국민과 민영 모두 청약 가능한 종합저축 중 10년 이상 가입자는 147만1185만명이다. 강씨처럼 10년 이상 기다린 40대 이상이 167만명에 달하는 셈이다.

정부가 먼저 “다주택자는 임대사업등록을 하면 좋겠다”고 말해 임대사업자가 됐던 다주택자도 역풍을 맞고 있다. 임대료 상승폭을 제한해 세입자의 안정적 주거를 도모하기 위해 실시한 제도가, 다주택자의 절세용도로 악용되는 것을 막고자 제도를 전면 뒤집은 것이다.

조주현 건국대 부동산 교수는 “정부가 정책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고 하는 마음을 버려야 한다”면서 “가격이 비싸면 자동적으로 수요가 움츠러드는 데 정부가 조급하게 이를 기다리지 못하고 정책을 발표하면서 부작용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지난 2017년 “취업에서 결혼과 출산으로, 저소득층에서 중산층으로 진입하는 주거사다리가 될 수 있도록 하는 데 중점을 뒀다”며 주거복지로드맵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예측 불가능한 정책이 갑자기 나오고, 소급 적용되거나 다음날 바로 시행되면서 정작 국민은 장기적인 주거계획을 세울 수 없게 됐다.

조 교수는 “시장은 싸우는 상대가 아니고, 시장을 이용해 정책 효과가 발휘될 수 있도록 기다려야 한다”면서 “국민이 장기적으로 돈을 모으고 집을 살 수 있는 계획을 세우도록 도와야 하는데, 정책 빈도가 잦아지면서 오히려 이를 방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연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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