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청약 확대로 3기 신도시 선분양
서울에서 더 먼 2기는 후분양 로드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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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공급을 확대하겠다며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추진하면서 2기보다 3기가 먼저 분양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에 쫓긴 정부가 스스로 세운 ‘후분양 로드맵’ 마저 훼손하면서 시장은 더욱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 2기 신도시의 경우 결과적으로 대거 미분양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3기 신도시 사전청약제도를 진행하면서 일부 2기 신도시 단지보다 빠르게 청약을 받을 전망이다. 앞서 국토부는 7·10 대책을 발표하면서 공급의 일환으로 3기 신도시 사전청약을 제시했다. 3기 신도시를 포함한 공공택지에서 분양되는 물량 3만가구를 오는 2021년부터 사전 청약으로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반면 2기 신도시에 대해서는 ‘후분양’을 내세우는 상황이다. 최근 택지 입찰을 끝낸 양주 회천 A11블록에는 663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후분양으로 공급될 예정이다. 지난해엔 파주 운정3지구 A11BL(750가구), 화성 동탄2 A94(1,227가구) 또한 후분양으로 입찰됐다. 하지만 해당 지구에 지어지는 단지가 분양되려면 못해도 2~3년은 걸릴 전망이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렇게 되면 3기 신도시 사전청약 물량보다 늦게 청약을 받게 된다.
지난 2018년 정부는 ‘후분양 로드맵’을 내세우며 공공부문부터 후분양을 단계적으로 늘려 2022년엔 분양 물량의 70%를 채우겠단 구상을 세웠다. 선분양에 따른 분양권 투기 문제와 부실시공 등의 문제를 예방하겠다는 목적에서다. 지난 5월 발표한 ‘2020 주거종합계획’에도 공공부문 후분양 단계적 확대를 위해 올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각각 2개와 5개 단지를 후분양으로 공급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편 2기 신도시 주민들은 이 같은 3기 신도시의 사전 청약 진행에 걱정하는 모습이다. 2기 보다 서울에 가까운 3기 신도시가 먼저 청약을 받으면 2기 신도시는 자연스럽게 미분양이 날 것이란 우려다. 또한, 2기에 대한 교통 대책 또한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3기를 진행하면서 이들과의 차별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사전청약을 받으면 아무래도 심리적으로 안정돼 주택으로부터 관심이 멀어져 시장 안정의 효과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3기 신도시 계획도 제대로 세워지지 않은 상황에서 사전 청약을 진행하면 수요자들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전청약이라는 것이 사실 선분양보다도 소비자에 제공하는 정보가 적다”며 “앞서 후분양을 내세운 정부의 기조와는 달라 정책의 일관성이 부족한 점도 있다”고 덧붙였다. /권혁준기자 awlkwo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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