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의 개벽사상가 D. H. 로런스 / 제공 창비 |
[문화뉴스 MHN 최도식 기자] 문학평론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가 D.H. 로런스에 대한 책을 출간했다.
백낙청 명예교수는 1972년 미국 하버드대에서 로런스 연구로 영문학 박사학위를 받은 이후로 줄곧 로런스에 대한 연구를 이어왔다. 데이비드 허버트 로런스는 짧은 생을 살면서 시, 소설, 평론, 희곡 등 전 장르에 걸쳐 방대한 작품을 남긴 20세기 영문학 거장이다.
백 명예교수는 로런스에 주목한 점은 그가 동시대인의 상식뿐 아니라 서양의 전통적 사고방식 자체를 뛰어넘으려는 끈질긴 시도를 했고, 또 상당한 성취를 이뤘다는 데에 있다.
이번에 백낙청 명예교수가 펴낸 '서양의 개벽사상가 D.H. 로런스'는 서양정신사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로런스의 시도에 불교와 노장사상, 후천개벽사상 등 동아시아 사상을 연결해 문명대전환의 길을 모색한 책이다.
저자는 로런스 작품을 정밀하게 분석한 문학평론을 바탕으로 철학, 미학, 사회학, 역사와 정치, 종교까지 다양한 분야를 넘나들며 그의 사유를 종합하고 자신의 문제의식을 더했다.
함께 펴낸 'D.H. 로런스의 현대문명관'은 백낙청 명예교수의 하버드대 박사학위 논문을 설준규, 김영희, 정남영, 강미숙 등 제자들이 번역한 책이다. '무지개'와 '연애하는 여인들' 등 대표작을 중심으로 로런스의 예술적, 사상적 성취를 분석한다.
사실 이 책은 제자들이 백낙청의 팔순 기념으로 논문 번역서를 내자는 뜻을 모으면서 시작됐다. 여기에 백낙청이 오래전부터 구상하던 한국어 저서를 같이 내기로 하면서 두 권이 동시에 출간됐다.
로런스는 동아시아에 대해 탐구한 바가 없으며, 동학과 원불교 등의 개벽사상과도 연관이 없지만 백 명예교수는 로런스를 '서양의 개벽사상가'로 규정하고 로런스와 한반도 후천개벽사상과의 접점을 찾아냈다.
그는 서문에서 "후천개벽 사상가다운 면모를 보였다면 로런스가 그만큼 특별한 작가요 사상사였다는 방증일 것"이라며 "한반도의 후천개벽사상이 로런스 같은 서양의 훌륭한 작가와 만날 가능성을 내장하고 있다면 이는 한국인으로서 자랑이요 막중한 생각거리를 떠안은 꼴"이라고 말했다.
한편 백낙청 명예교수는 1966년 계간 '창작과비평'을 창간하고 2015년까지 편집인을 지냈다. 서울대 영문과 교수,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 한반도평화포럼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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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신간 출간...반세기 로런스 연구의 성과
로런스 사상의 도전적인 시도와 그 성과에 주목
영문학의 거장 로런스와 동양 사상간의 결합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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