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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1 (토)

이슈 故최숙현 선수 사망사건

“억울한 피해 선수 없도록 최숙현법 만들어달라” 아버지의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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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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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철인3종)팀이 숙현이에게 지옥과 같은 세상이었다는 사실을 진작에 알았다면 절대 보내지 않았을 겁니다.”

전 소속팀 감독과 일부 선수의 지속적인 폭행에 괴로워하다 숨진 고 최숙현 선수의 아버지 최영희 씨가 10일 서울 국회 의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가해자 처벌과 ‘최숙현 법’ 제정을 호소했다.

최 씨는 “숙현이의 비극적인 선택 이후 하루하루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느라 밤잠을 설치고 있습니다. 미안하다는 사과조차 없이 가혹행위를 한 적이 없다고 부인하는 가해자들은 엄중한 법적 처벌을 받아야만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가해자들이 아닌 경주시청 팀원들이 피해를 봐서는 안 됩니다. 팀을 해체하라는 건 아닙니다”라며 “어디 하나 호소할 곳도 없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비극적인 사건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제도를 마련해야 합니다”고 말했다. 최 씨는 “숙현이와 같은 억울한 피해자가 두 번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숙현이법’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함께 회견을 연 미래통합당 이용 의원은 “체육인의 인권 보호를 위해 설립된 스포츠윤리센터의 권한과 의무를 확대하기 위한 ‘최숙현 법(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했다”고 밝혔다. 이미 올해 초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을 통해 스포츠윤리센터가 8월 설립되지만 선수 인권피해 조사 권한이 미미해 실효성 없는 기구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일자 이날 다시 한번 개정안을 발의한 것이다. 이 의원은 “이번 사건으로 현행법의 미비점이 발견됐다. 이대로라면 스포츠윤리센터는 직권 조사 권한이 없어 유명무실한 기관에 불과하다. 신고자에 대한 2차 피해 방지 대책도 빠졌다”고 지적했다.

새로 발의된 내용에는 스포츠윤리센터 조사 방해 및 불응 시 징계 요구, 수사기관 협조 요청, 관련기관 자료 제출 요구, 공무원 및 관련기관 임직원 파견 요청 등의 권한이 포함됐다. 또 신고자 및 피해자를 위한 임시 보호 시설을 운영하도록 했다. 이 의원은 “이번 기회에 체육계 폭력·성폭력 문제가 뿌리 뽑힐 수 있도록 관련 법안 통과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원홍 전문기자 bluesk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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