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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0 (월)

여당엔 형·야당엔 동생·아버지는 국부…싱가포르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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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강기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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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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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의 조기 총선이 10일 치러졌다. 코로나19 사태 후 동남아에서의 첫 선거이자, 형인 리셴룽 총리와 야당에 들어간 동생 리셴양과의 대결로도 주목받는다.

이날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집권당인 인민행동당(PAP)과 10개 야당이 93개 의석을 놓고 경쟁을 펼치는 이번 선거는 오전 8시부터 전국 1100개 투표소에서 시작됐다. 유권자 265만명이 오후 8시까지 투표를 한다.

이번 총선은 코로나 사태 후 동남아에서 처음 치러지는 선거다. 이 때문에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투표소가 기존 880곳에서 늘었다. 싱가포르 선거국은 투표 시간도 노약자는 이른 아침에 할 것을 권고했고, 감염 위험도가 높은 이들은 오후 7~8시 사이에만 투표가 가능하도록 제한했다.

이밖에 투표소 내부에선 일회용 장갑을 제공하고, 유권자들이 원하면 자신이 가진 필기구로 투표용지에 체크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선거는 또 리셸룽 총리와 동생간 '형제의 대결'이기도 하다. 여당 독주 체제인 싱가포르에서 동생이 얼마나 반향을 일으킬지가 주목된다.

2015년 '건국의 아버지(founding father)'로 불리는 리콴유 전 총리가 타계 후 형제간 사이는 생가 처분 문제를 놓고 벌어지기 시작했다. 리셴룽 총리는 2017년 생가를 박물관으로 만드는 안을 추진했는데, 동생은 '아버지의 유훈을 따르지 않는다'며 크게 반발했다. 동생은 형이 26년간 총리로 재직했던 아버지의 영향력을 이용하려 하며 이를 통해 아들에게 총리직을 물려주는 '왕조 정치'를 꿈꾸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리셴룽 총리는 동생이 아버지의 유언장을 조작했을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양측간 감정의 골은 깊어졌다.

이들의 갈등은 지난달 24일 리셴양이 야당인 전진싱가포르당(PSP) 입당을 발표하면서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그는 입당 후 "PAP는 부패했으며 이제는 변화해야 한다"며 "여당이 압도적으로 차지하고 있는 의회를 끝내기 위해 투표해달라"고 했다. 그는 또 리셴룽 총리가 코로나19 사태 대응도 제대로 하지 못했으며, 취임후 '성장 사회'를 만들겠다고 한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같은 동샌의 견제에도 외신들은 여당의 승리를 점치고 있는 상황이다. 결과는 이날 밤 10시쯤부터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강기준 기자 standar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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