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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1 (금)

[글로벌 이슈 plus] 말실수 잦은 바이든, 3번의 TV토론이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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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미국 민주당은 과거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와 같은 신진 정치인을 내세워 집권했지만 이번에는 노회한 정치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차선책'으로 택했다.

대다수 대통령에게 8년간 권력을 몰아줬던 미국 정치문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공고한 지지층 등을 감안하면 본선 승리를 자신하기 어려웠으나 코로나19와 인종차별 시위라는 초대형 이슈가 동시에 터지면서 바이든 전 부통령 지지율이 우상향하고 있다. 미국 선거전문매체 '파이브서티에이트'가 각종 여론조사 지지율을 가중 평균한 결과를 보면 5월 중순 바이든 전 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간 격차는 5.6%포인트였으나 이달 7일 기준 9.6%포인트까지 벌어졌다.

바이든은 서른 살 때 상원의원에 처음 당선돼 내리 7선을 했고 8년간 부통령을 지낸 거물이다. 하지만 77세라는 고령에다 기득권 이미지가 약점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팬덤'도 약했다. 하지만 사회적 불안이 가중되자 풍부한 국정 경험과 중도 성향이 주는 안정감이 오히려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반(反)트럼프 여론이 결집하면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을 지지했던 당내 좌파그룹 '무브온'도 지난 1일 바이든 전 부통령을 공식 지지한다고 선언했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링컨 프로젝트' 등 공화당 내 안티운동에 직면했다. 민주당이 똘똘 뭉치고 있다면, 공화당은 내부 단합이 흔들리는 양상이다.

바이든 캠프의 선거자금 모집도 지지율 상승과 더불어 호전되고 있다. 지난 6월 바이든 캠프가 1억4100만달러, 트럼프 캠프는 1억3100만달러를 모아 엇비슷한 규모가 됐다.

물론 아직 선거가 넉 달 가까이 남은 상황임을 감안하면 민주당 승리를 장담할 수 없다. 4년 전 대선에서 여론조사 결과를 뒤집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고졸 이하 백인 남성이라는 자신의 전통적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끌어내는 데 집중하고 있다.

판세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선택도 남아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러닝메이트인 부통령 후보를 전당대회가 열리기 전인 8월 초까지 발표하겠다고 밝혀둔 상태다. 이미 여성을 부통령 후보로 지명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인종시위 이후 유색인종 후보가 유력해졌다는 평가다. 카멀라 해리스 상원의원은 지명도는 높지만 캘리포니아주 출신으로 선거인단 획득에 별 도움이 안 된다. 선출직 경험이 없는 수전 라이스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최선의 카드는 아니다. 지역 정치인들도 거론되지만 자칫 2008년 대선 때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세라 페일린 알래스카 주지사를 러닝메이트로 선택했다가 표만 깎아먹은 전례를 답습할 수 있다.

통상 세 차례 열리는 후보 간 TV 토론도 변수다.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는 늘 '실수(Gaffe)'라는 단어가 따라붙는다. "선택을 고민하면 흑인도 아니다" "백인 아이들처럼 재능 있다" "나는 2020년 상원의원 후보"라는 등 말실수가 빈번하다. 말을 더듬는 버릇까지 있어 언변이 유창하다고 하기도 어렵다는 평가다. TV 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밀릴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유명 칼럼니스트이자 민주당 지지자인 토머스 프리드먼은 최근 뉴욕타임스 기고에서 "중립적인 팩트체크 팀이 실시간으로 토론에 참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생방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과장된 주장을 쏟아내며 바이든 전 부통령을 몰아붙일 것을 염려하는 시각이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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