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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룩스브라더스 너마저...'미국 대통령의 옷'도 코로나에 파산보호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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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8일(현지 시각) 텍사스 한 매장에 붙어 있는 브룩스브라더스 매장 간판./신화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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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정장’으로 유명한 미 의류 브랜드 브룩스브라더스가 8일(현지 시각)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1818년 설립, 올해로 202년 역사를 지닌 이 브랜드는 미 역대 대통령 45명 중 41명이 선택한 브랜드로 알려졌다. 에이브러햄 링컨, 시어도어 루스벨트, 프랭클린 루스벨트, 존 F 케네디를 비롯해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이 입었다.

이날 미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두 차례 세계 대전과 캐주얼의 인기에도 200년 넘게 살아남은 브룩스브라더스가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대유행)을 극복하지 못했다”며 파산 보호 신청 소식을 전했다. 브룩스브라더스는 법령에 따라 이날 델라웨어주 법원에 신청서를 냈다. 미국 국내 공장 3곳도 생산을 중단하며, 절차에 따라 새 주인 찾기에 나설 전망이다.

대주주인 이탈리아 억만장자 클라우디오 델 베치오 브룩스브라더스그룹 회장은 이날 “지난 4~5년 사이에 시장 상황이 크게 바뀌었다”며 “달라진 환경에 적응하고 있었지만, 코로나가 닥치면서 더 버틸 수 없었다”고 말했다. 브룩스 브라더스는 지난해 매출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 중 4분의 1가량을 온라인 부문에서 벌어들였다. 전 세계에 500개, 미국에만 200개 매장이 있다. 가뜩이나 캐주얼 의류가 인기를 끌고, 정장에 대한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격리 조치와 재택근무로 주력 제품인 정장을 찾는 사람이 급감하면서 경영난이 심해졌다.

1818년 헨리 샌즈 브룩스가 미국 뉴욕 맨해튼에서 세운 브룩스브라더스는 1988년 영국 기업인 마크앤스펜서로 주인이 바뀌었다가 2001년, 델 베치오의 리테일브랜드얼라이언스(현 브룩스브라더스그룹)에 매각됐다. 델 베치오 회장은 2015년 인터뷰 당시 “브룩스브라더스는 미국에 왔던 25살 때 처음 들어간 매장이었다”며 “단골로서 질을 높일 방안이 있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는 원단 품질을 높이고, 공급망을 개선하는 등 브랜드 재건에 착수했다. 유명 디자이너 톰 브라운을 영입했으며 2001년 일본 한 곳에 그쳤던 해외 시장도 70여국으로 확대했다. 델 베치오 회장은 이날 “회사가 매각되고 나서 어떻게 할지는 모르겠다”며 “지금은 이 회사가 더 오래가기를 바랄 뿐”이라고 했다.

앞서 미국에서는 명품 백화점 니만마커스, 의류업체 제이크루 그룹, 중저가 백화점 체인 JC페니 등이 코로나 사태로 줄줄이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

[조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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