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가 8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태년 원내대표, 이해찬 당대표, 이 지사. [이승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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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부동산 보유세를 올려 생긴 세입을 전 국민에게 기본소득으로 제공하자고 제안했다. 집값 안정을 위한 가장 강력한 정책이 증세인데 기본소득이 저항을 줄이는 방안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또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은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며 편성을 촉구했다. 한편 여당은 부동산 문제를 정권 위기로 의식하는 듯 연일 강도 높은 대책을 예고했다.
8일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에서 '경기도 예산정책협의회'를 개최하고 이 지사 등 경기도 관계자와 내년 예산 편성 방안을 논의했다. 당에서는 이해찬 당대표, 김태년 원내대표 등 지도부와 예산 정책 책임자가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지사는 부동산 보유세를 인상하고 이로 인해 걷은 세수를 기본소득 형태로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그동안 주장해온 '기본소득형 국토보유세' 연장선에 있는 제안이다.
이 지사는 부동산 보유세를 기본소득으로 지급하는 것이 조세 저항을 낮추는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나라 부동산 보유세는 0.16%(실효세율, 2018년 기준)밖에 안 되기 때문에 장기적 목표로 선진국 수준인 1% 선으로 가는 게 좋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1%로 증세할 때 그냥 올리면 저항이 심하니까 지방정부가 최대 0.5%도 좋고 0.2% 정도만 해도 경기도민 전체에게 20만원에서 40만원 정도 지급해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증세가 "징벌적 방식으로 가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징벌적 방식이 아니라 불로소득은 모두를 위해 공평하게 사용하자는 긍정적인 방식으로 접근해야 하기 때문에 기본소득으로 지급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다양한 제안은 환영하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반응이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윤후덕 의원은 "보유세 1%는 과하다"며 "현실적인 세율을 제안하면 적극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 지사는 "0.5%로 해달라"고 제안했고 윤 의원은 "0.5%도 세긴 세다"고 답했다.
이 지사는 이와 함께 2차 재난지원금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당에서는 지금까지 검토를 안하고 있지만 저는 (2차 재난지원금을) 피할 수 없다고 본다"며 "6개월 정도가 지나면 코로나19로 인한 위기가 실물경기에 직접 영향을 미쳐 한계기업 도산 등이 발생하고 매출 축소, 소비 축소로 실질적 피해가 체감되기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민주당은 잇단 부동산 대책에도 시장이 좀처럼 안정되지 않는 데다 민심 이반 현상마저 나타나자 연일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을 예고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집값을 잡지 못하면 문재인정부 위기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아파트 가격이 아주 급속도로 급격하게 오르고 있어 국민 걱정이 매우 많고 박탈감까지 느끼는 분이 많다"며 "아파트 양도 차익으로 터무니없는 돈을 벌 수 있다는 의식이 우리 사회에서 사라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범여권 차기 대권 주자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민주당 의원과 이 지사 간 지지율 격차가 한 자릿수로 좁혀졌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 지사는 지지율 20% 벽을 돌파했다. 8일 한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주 말부터 사흘간 실시한 차기 대권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낙연 의원이 28.8%로 1위, 이 지사는 20%로 2위를 차지했다. 이낙연 의원의 선호도는 지난 조사 때보다 4.5%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이 지사는 같은 기간 지지율이 5.5%포인트 상승해 이낙연 의원 뒤를 바짝 추격했다.
[이석희 기자 / 최예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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