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17일 정부의 21번째 부동산 대책이 발표된 가운데 지난달 19일 오후 서울 송파구의 부동산 사무소에 매물 전단이 붙어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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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대책이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중구난방 의원입법 계획을 쏟아내놓으면서 시장 혼란을 부추긴다.
부동산 증세를 얘기하면서 국세 정책을 세우는 기획재정부는 '투명인간' 취급을 받은 지 오래다. 경제정책 컨트롤타워인 기재부가 중심을 잡고 분명한 정책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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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김현미 장관 독대할 때…홍남기 부총리는 티셔츠 팔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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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홍남기 부총리 페이스북 캡처 |
8일 정부 안팎에 따르면 6·17 대책 발표 당시부터 보이지 않던 기재부 패싱 논란이 본격화된 건 지난 2일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을 청와대로 호출해 부동산 대책을 논의했다.
당시 문 대통령은 세제 개편을 통한 부동산 정책대응을 주문했으나 세제 주무부처인 기재부는 연락조차 받지 못했다. 김 장관이 청와대에서 부동산대책을 논의할 때 홍 부총리는 '대한민국 동행세일' 소셜커머스에서 쇼호스트로 나서 티셔츠를 판매하고 있었다.
지난해까지 주택시장 안정화 방안이 발표될 때 홍 부총리가 중심에 서고, 국토부와 금융위 등이 보조하던 역할과는 사뭇 다르다. 전임 김동연 부총리도 주택정책을 주도해 수립하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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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율 떨어진 민주당만 '불난 호떡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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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 모친 빈소에 들어서고 있다. / 사진=김휘선 기자 hwijp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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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사이 여당인 민주당은 하루가 멀다 하도 부동산 정책을 둘러싼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6·17 대책이 주택 실수요자인 30,40대의 '패닉 바잉'까지 불러오면서 지지층 여론이 흔들렸기 때문이다.
김태년 민주당 원내대표는 "다주택자와 법인의 종부세 세율을 강화하겠다"고 공언했다. 강병원 의원은 양도세율을 최고 80%까지 부과하는 법안을 발의하면서 "투기세력의 부동산시장 교란을 억제하겠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조만간 이러한 내용을 종합한 세법 개정안을 신속하게 의원 입법으로 발의해 국회에서 처리할 태세다.
홍남기 부총리는 "1주택자 세부담이 늘어나지 않게 하겠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하지만 1주택자에 대한 세부담 증가, 임대차보호법 등의 소급적용 등 위헌 소지마저 있는 법안이 끊임 없이 민주당 안팎에서 거론된다. 기재부의 입김이 미칠 여지가 거의 없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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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 쥔 민주당…손 놓은 기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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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지난달 17일 오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합동브리핑실에서 갭투자 규제 관련 '주택시장 안정을 위한 관리방안'을 발표하고 있다. / 사진=이기범 기자 leek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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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혼선은 176석의 슈퍼 여당이 정책 주도권을 틀어쥔 채 정부의 입김을 의도적으로 패싱하는 모양새로 비친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지난 6일 "정부가 미리 정책을 결정한 채 당에 통보하는 식의 당정협의는 응하지 말라"는 '지시'를 내리기도 했다.
기재부가 의도적으로 부동산 정책에 소극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기재부의 정책분석과 대안이 제대로 반영될 수 없는 상황에서, 정책 실패에 국민적 공분은 기재부가 뒤집어쓰는 희생양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정부 관계자는 "기재부가 부동산대책에 대해 손을 놓고 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며 경제정책국을 중심으로 여러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른 관계자는 "6.17 대책의 구체적 후속 조치는 국토부가 중심이 돼 마련하고 있다"며 "과거 부동산대책들에 비해 기재부의 역할이 줄어든 것은 사실"이라고 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 교수는 "정치권에서 경제 원리와 원칙을 무시한 대책들을 자꾸 내놓으면 오히려 부동산시장의 혼란을 키울 수 있다"며 "정책당국이 중심을 잡고 시장의 여건을 고려해 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 교수는 "국토부는 21번의 대책을 내놓을 동안 감정원 데이터만 읽다가 제대로 된 대책을 한번도 못 내놨다"며 "보다 제대로 된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최우영 기자 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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