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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01 (월)

대전집 처분했다던 朴의장, 아들 증여후 본인이 월세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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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관사에 살며 꼼수 증여 의혹"

박의장측 "한달 관리비 명목으로 30만~40만원 지급"

조선일보

박병석 국회의장./연합뉴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지난 7일 박병석 국회의장에 대해 “서울과 대전에 2주택을 보유하며 4년간 23억여원 시세 차익을 봤다”고 발표했다. 논란이 일자 박 의장 측은 같은 날 “현재 1가구 1주택자”라며 “대전 집은 처분해서 월세를 살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박 의장이 처분했다고 밝힌 대전 아파트는 타인에게 매각한 것이 아니라 아들에게 증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박 의장 본인은 아들 명의로 바뀐 대전 아파트에 주소지를 두고, 아들에게 월세를 지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장은 지난 2015년 10일 대전 서구의 한 아파트를 1억6500만원에 매입했으며, 지난 5월 13일 이를 아들에게 증여했다. 그러나 박 의장 측은 지난 7일 ‘보도참고자료’에서 “대전 서구는 월세로 살고 있다”고만 하고 처분 방식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아들에게 증여했다는 사실을 숨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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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국회의장 측이 지난 7일 배포한 보도자료. 대전 서구 아파트 처분 방식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국회의장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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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의장 측은 이후에도 “그냥 (부동산) 처분이라고만 알아달라”고 했다. “보도자료는 원래 그렇게 쓰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나 고위 공직자들의 다주택 보유에 대한 분노와 지탄이 높아진 상황에서 ‘꼼수 증여’를 감추기 위해 말장난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박 의장 측은 “아들에게 월 30만~40만원을 관리비 명목으로 주고 있는 것을 ‘월세’라고 표현한 것”이라고 했다.

◇“한남동 공관 살면서 대전에 주소지”

대전 지역구에서 6선을 한 박 의장은 현재 아들에게 증여한 대전 집에 그대로 주소지를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도 아들 집에 주소지를 두고 있다는 이유 등으로 아들에게 ‘월세’를 주고 있다는것이다. 현재 박 의장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국회의장 공관에 살고 있다. 지난 7일 해명에서 “대전 서구는 월세로 살고 있다”고 한 것과는 상반된다.

정치권 관계자는 “주민등록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을 뿐더러, 실제 살고 있지 않은데도 아들에게 꼬박꼬박 월세를 주는 것 역시 절세를 위한 ‘꼼수 증여’ 의혹이 있다”고 했다.

지난해 최정호 국토교통부장관 후보자는 23년 간 살던 경기 성남 분당 아파트를 장녀 부부에게 증여한 후 월세 계약을 맺고 계속 거주하는 사실이 밝혀져 낙마했다. 최 후보자 본인은 “다주택을 피하고 싶어서”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수법이 다주택자 사이에서 애용하는 ‘인기 절세 비법’으로 알려져 거센 지탄을 받았다.

◇“반포 아파트, 재건축 끝나면 국내 최고가”

박 의장이 현재 본인 명의로 보유한 아파트는 서울 서초구 반포동 주공아파트(1단지) 복층 전용면적 196.8㎡(62평형) 1채다. 경실련은 지난 7일 이 아파트가 2016년 25억6000만여원에서 지난달 59억4000만여원으로 23억원가량 올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의장 측은 “터무니 없는 가격”이라고 했었다. 하지만 해당 아파트는 현재 재건축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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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국회의장의 서울 서초구 반포동 아파트의 재건축 후의 설계 예상도./현대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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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아파트 재건축은 2017년 ‘단군 이래 최대 수주전’이라는 말을 들을 만큼 업계 경쟁이 치열했다. 사업을 수주한 현대건설은 “100년 주거 명작’을 만들겠다”고 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박 의장이 보유한 평형은 대지 지분이 워낙 압도적”이라며 “현재 시세는 60억원 이상이고, 재건축이 완료되면 100억까지 넘볼 수 있다”고 했다.

[원선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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