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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6 (목)

대한항공·두산·KDB생명까지 싹쓸이···"구조조정 성공, PEF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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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회 서울경제 인베스트포럼]

코로나 위기상황 커지는 구조조정 시장

PEF 중심으로 구조조정 패러다임 변화

문제 기업 낙인 없이 시장 지원 선순환 구조 가능

"민간 영역 더 적극적 참여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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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전후해 진행된 구조조정 딜에는 한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사모펀드운용사(PEF)가 주도한 딜은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지만 그렇지 않은 것은 고전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PEF를 중심으로 한 시장주도의 구조조정을 더욱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서울경제신문이 19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포스트코로나, 구조조정 성공방정식 찾는다’는 주제로 개최한 제3회 인베스트포럼에서는 “코로나19로 구조조정·사업재편 시장의 질서가 달라질 것”이라며 “PEF의 강점이 더욱 부각될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렸다.

올해 진행된 주요 구조조정·사업재편 인수합병(M&A)에서 PEF의 행보는 주목을 받고 있다.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이는 대한항공의 기내식 사업부·기내면세점 매각은 한앤컴퍼니가 우선협상자에 선정됐다. 속전속결이었다. 유동성 위기를 겪는 두산그룹이 자구안으로 진행 중인 두산솔루스 매각의 마침표도 PEF인 스카이레이크가 찍을 예정이다. 한일 갈등에 코로나19까지 겹쳐 흔들리던 여행업체 하나투어의 고민은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유상증자에 참여해 대주주가 되면서 일단락됐다. 10년째 주인을 찾지 못해 KDB산업은행의 아픈 손가락이었던 KDB생명도 JC파트너스가 해결했다. 웅진그룹 계열사 웅진북센(센트로이드인베스트먼트)이나 네 번째 매각 시도 끝에 새 주인을 찾은 성동조선해양(큐리어스파트너스)도 모두 PEF의 역량이 돋보였다.

반면 쉽게 마무리될 것 같았던 HDC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나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의 이스타항공 인수전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 놓였다. 두 인수전에는 PEF는 참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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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인지 포럼에 참여한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사태로 PEF 중심의 구조조정은 더 강화할 수밖에 없다고 봤다. PEF 특유의 빠른 의사 결정은 물론 △경영 효율화를 위한 다양한 수단 △기업 분할매각 같은 유연한 경영전략 △볼트온을 통한 밸류업 방식 등 PEF의 주특기가 이와 같은 결과를 이끈다고 봤다. 서종군 한국성장금융 투자운용총괄 전무(CIO)는 “채권단 주도의 구조조정이었다면 턴어라운드가 기대되는 동부제철이나 성동조선해양·서진산업 같은 투자는 진행하기 힘들었을 것”이라며 “PEF 중심의 구조조정이었기에 업계 1위나 2위가 아닌 기업도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박치홍 삼일PwC 파트너는 “채권자 주도나 회생법원 중심의 구조조정은 불확실성이 낮아지는 효과가 있지만 낙인효과로 회사의 이미지가 악화하는 경우가 많다”며 “자본시장 주도 구조조정은 단순 자금지원이 아니라 체질개선까지 가능한 점이 특징”이라고 강조했다. 나종선 오퍼스PE 대표의 의견도 비슷했다. 그는 “구조조정 투자는 한 번 상처받은 기업에 대한 투자고 회생까지 오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고 정상화가 된다고 해도 매각을 통한 투자금 회수가 쉽지 않다”며 “PEF를 통하면 기업 정상화와 시장의 추가지원까지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다”고 말했다.

PEF 중심의 구조조정은 투자 대상과 영역이 한층 더 다양하고 깊어지는 추세다. 구조조정의 범위도 단순히 재무적 어려움을 겪는 기업에 투자하는 사후적 구조조정 외에도 △비핵심사업을 정리하는 사전적 사업 재편 △단기간 신용등급 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기업까지로 확대되고 있다. 이를 반영해 기관투자자(LP)들의 출자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더 많은 PEF가 더 다양한 기업 거래에 참여할 수 있도록 운동장을 넓히고 있는 것이다. 성장금융이 대표적이다. 운용사 선정을 진행하고 있는 1조원 규모의 기업구조혁신펀드2는 주목적 투자대상 기업에 중소기업 중견기업뿐 아니라 대기업도 추가했다. 전방위적 경제위기로 대기업발 연쇄 구조조정을 사전에 막기 위해서다. 대신 대기업 출자 한도를 설정해 중소·중견 중심의 투자 기조는 유지한다. 회생 기업뿐 아니라 회생 종료 후 3년 차 기업도 투자할 수 있게 했다.

다만 PEF를 구조조정 시장에 좀 더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민간의 인식이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 본부장은 “좋은 딜을 찾기도 어렵지만 민간에서 매칭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상당히 까다롭다”며 “채권단과 민간이 더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강도원·김민경기자 theon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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