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요금제 2종씩만 알뜰폰에 개방…5G 활성화 역행 지적
업체마다 5G 서비스 활성화를 외치고 있지만, 소비자들의 요금 인하 요구는 외면하고 생색만 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연합뉴스TV 제공] |
8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이통 3사가 알뜰폰 업체에 도매로 제공하는 5G 요금제는 업체별 2개씩 총 6개로 집계됐다.
SK텔레콤[017670]은 데이터 기본제공량이 각각 9GB, 200GB인 요금제 2종을, KT[030200]는 8GB, 200GB짜리 요금제 2종을, LG유플러스[032640]는 9GB, 180GB짜리 요금제 2종을 알뜰폰용으로 개방했다.
이들은 월정액 5만~7만원대에 5G 속도로 제공하는 데이터양에 제한을 둔 요금제로, 알뜰폰 업체에서는 약 33% 할인된 가격인 4만원대부터 이용할 수 있다.
그러나 정작 소비자들이 선호하지만 비싼 요금 탓에 쉽게 이용하기 힘든 완전 무제한 요금제는 알뜰폰용으로 개방되지 않는다.
이들 완전 무제한 요금제는 월 8만원 이상의 가격으로, 다른 5G 알뜰폰 요금제처럼 33% 수준으로 할인된 도매 대가를 적용하면 월 5만원대에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알뜰폰에 개방할 경우 소비자 혜택과 수요가 가장 크다고 할 수 있는 고가 요금제는 제외하고, 저가 요금제만 알뜰폰에 개방한 것을 두고 '생색내기용'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이런 행태가 가계 통신비 인하와 5G 시장 활성화라는 정부 정책 목표에 역행한다는 지적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5G 서비스가 상용화된 이후 알뜰폰 시장은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올해 5월 말 기준 알뜰폰 가입자는 전월보다 약 12만명 줄어든 약 735만명이었고, 이 중 5G 가입자는 1천304명에 그쳤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데이터 사용량이 많은 5G 서비스 특성상 무제한 요금제에 대한 소비자 수요가 클 수밖에 없다. 알뜰폰 이용자 역시 마찬가지"라며 "이런 수요를 외면한 채 저가 요금제만 할인한 것은 생색내기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이통사들은 5G 가입자가 여전히 전체 이통 가입자의 10%에 못 미치는 상황에서 알뜰폰 업체에 요금제를 대폭 개방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시장이 침체한 상황에서 대규모 망 투자 필요성 역시 이통사의 마케팅 전략에 제한으로 작용한다고 덧붙였다.
5G 서비스 초기에 가입한 이용자들의 약정 기간이 끝나기 전에는 5G 알뜰폰 수요가 제한적이라고도 주장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직 알뜰폰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LTE 요금제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앞으로 더 저렴한 5G 스마트폰이 출시되면 이에 따라 알뜰폰에 도매로 제공하는 요금제도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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