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

12.19 (목)

선박 인도·수주 일제히 감소… 조선업계 “버텨야 산다”

댓글 첫 댓글을 작성해보세요
주소복사가 완료되었습니다

올해 선박 인도 예상치보다 16% 감소 전망

상반기 수주도 58% 줄어, 수주절벽 우려

업계 “카타르發 훈풍 효과 크지 않을 수도”

체력 약한 중형 조선사들 구조조정 돌입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글로벌 선박 인도와 수주가 일제히 감소하는 등 조선시장 업황 부진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국내 조선업계의 우려감도 커지고 있다. 당장 올해 글로벌 시장의 선박 인도량이 당초 예상보다 16% 감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데다, 상반기 수주도 전년대비 60%나 줄어드는 등 수주절벽이 현실화되고 있어서다. 국내 조선업계 역시 중형 조선사를 중심으로 최근 구조조정에 돌입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녹록지 않은 상황이다.

이데일리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운반선. (사진=현대중공업)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6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업체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조선시장의 신조 인도량은 당초 예상보다 16%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조선사들이 생산에 차질을 빚으면서 선박 인도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 최근 2년새 선박 수주가 줄면서 올해 인도 규모도 함께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전반적으로 조선 시황이 좋지 않다는 의미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선박 인도량 감소 전망은 코로나19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은 중국 조선사들의 영향이 크지만 지난 2년간 글로벌 조선업계의 수주가 적었던 측면도 있다”며 “지금처럼 수주가 저조할 경우 내년, 내후년까지 지속적으로 일감이 떨어지면서 선박 인도 규모 역시 감소세를 보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상반기까지 글로벌 조선시장에서 수주한 선박도 총 226척으로 전년 동기대비 58%나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감 확보를 위해 적극적으로 마케팅에 달려들고 있는 조선업계이지만, 수주 감소세가 점차 뚜렷해지고 있다. 글로벌 조선업계 전반에 우려감이 확산되고 있는 이유다. 올해도 선박 인도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이 같은 수주 감소가 지속한다면 규모가 작은 중형 업체들부터 생존이 힘들어질 수 있다.

국내 조선업계도 마찬가지다. 당장 중형 조선사인 STX조선해양과 한진중공업 등이 문제다. STX조선해양은 올해 수주가 단 1척도 없고, 수주 잔량 역시 내년 1분기까지가 마지막이다. 수주 가뭄에 파업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최근 전직원 1100명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생존을 위한 버티기 전략에 돌입했다. 한진중공업 역시 지난달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지난해에 이어 2년째다. 희망퇴직 등 자체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지만 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전세를 역전시키기 녹록지 않은 게 현실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선주들과 대면 접촉이 사실상 차단되면서 수주 활동에 더 어려움이 있다”며 “기초체력이 약한 중형 조선사들이 생존할 수 있도록 다양한 구조 고도화 방안을 정부와 업계가 함께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나마 대기업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042660), 삼성중공업(010140) 등 조선 ‘빅3’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수주는 급감했지만 올해 선박 인도도 예정대로 진행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달 카타르발(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슬롯 계약 체결이라는 훈풍까지 맞았다.

하지만 업계는 빅3의 경우도 전체적인 상황은 좋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당장 올 상반기 수주가 눈에 띄게 줄은만큼 일감 확보에 대한 우려감이 큰 상황이다. 또한 카타르 LNG선 프로젝트도 현 시점에선 슬롯 계약 단계인만큼 실제 정식수주가 이뤄진 게 아닌데다, 코로나19 재유행 여부에 따라 발주 일정과 규모도 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만큼 아직 축배를 들기엔 성급하다는 지적이다. 총 100여척이라는 발주 규모도 몇년간 순차적으로, 국내 조선 3사가 분배해 가져가는만큼 시장 기대치보다 반향이 크지 않을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총 규모만 봤을 때는 대규모 계약건이지만 몇년에 걸쳐 3사간 나눠먹기식 구조인만큼 ‘일감 확보’의 차원이 더 크다”며 “또한 코로나19 등 여러 사정을 인해 실제 계약금액이 글로벌 시장 기준에서 다소 낮을 수 있어 수익성 측면에서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