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에 만연한 폭력·금품 갈취
“한 달에 10일 이상 폭행…하루라도 욕 듣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
“성적 인센티브 제대로 못 받고 지원금도 주장 통장으로 입금”
경주경찰서 축소수사 의혹
“‘최숙현 신고에 진술 더 보탤 수 없다’며 일부 진술 삭제”
“벌금형 그칠 것…고소 않을 거면 말하지 말라” 압력 행사 주장
트레이너 성추행 의혹
“치료 이유로 신체 만지는 등 성적 수치심 느끼게 해”
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 선수들과 이용 의원 등 미래통합당 의원들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고 최숙현 선수 사망사건과 관련해 피해실태를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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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최숙현 선수 동료들이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 내 폭행에 대해 증언했다.
6일 고 최숙현 선수의 동료 선수들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주시청팀 감독과 고참 선수 등의 폭행에 대해 증언했다. 이들은 “그동안 보복이 두려웠던 피해자로서 억울하고 외로웠던 숙현이의 진실을 밝히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선수들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은 감독과 특정 선수의 왕국이었고, 폐쇄적이고 은밀하게 상습적인 폭력과 폭언이 당연시돼있었다. 경주시청 선수 시절, 한 달에 10일 이상 폭행을 당했으며 욕을 듣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로 하루하루를 폭언 속에서 선수 생활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폭행 핵심으로 김아무개 감독과 ‘실세’로 알려진 주장 선수 ㄱ씨를 지목했다. 이들은 “감독은 숙현이와 선수들에 상습적인 폭행·폭언을 일삼았다. 주장 선수도 숙현이와 저희를 집단 따돌림 시키고 폭행과 폭언을 일삼았다”고 주장했다.
금전적인 문제도 제기했다. 대회 성적에 따라 나오는 인센티브를 제대로 받지 못했고, 국제대회에 나갈 때마다 나오는 지원금도 80∼100만원가량을 주장 선수 이름의 통장으로 입금하도록 강요받았다는 것이다.
이들은 경주경찰서 등 수사 과정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선수들은 “경주경찰서 참고인 조사 때 담당 수사관이 ‘최숙현 선수가 신고한 내용이 아닌 진술은 더 보탤 수 없다’며 일부 진술을 삭제했고, 어떻게 처리될 것 같냐는 질문에 대해 ‘벌금 20∼30만원에 그칠 것’이라고 말하면서 ‘고소하지 않을 거면 말하지 말라’ 했다”고 밝혔다.
선수들은 혹여나 벌금형을 받게 되면, 운동을 그만두지 않는 이상 대회장에서 계속 가해자를 만나고 보복이 두려워 고소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진술인 조사 이후에는 훈련을 하지 못할 정도로 불안감도 느꼈다고 설명했다.
‘팀 닥터’로 가장한 트레이너에 대해선 성추행 의혹도 제기했다. 이들은 “트레이너가 치료를 이유로 신체를 만지는 등 성적 수치심을 느끼게 했다”고 주장했다. 또 “심리치료를 받고 있는 숙현 언니를 ‘극한으로 끌고 가겠다’는 말까지 했다”고 말했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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