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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21 (화)

‘청문회 낙마 9관왕’ 박지원, 본인이 검증대 오른다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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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의원들 DJ정부 시절 ‘대북송금’ 사건 집중 공격할 듯

세계일보

박지원 국가정보원 후보자. 세계일보 자료사진


스스로 ‘청문회 9관왕’이라고 부르며 자랑스럽게 여기는 박지원 전 의원이 또 국회 인사청문회에 등판한다. 다만 이번에는 예전처럼 청문위원석에 앉아 송곳 같은 질문을 던지는 ‘공격수’가 아니고 본인이 공직 후보자석에서 의원들의 질문 공세를 방어해야 할 ‘수비수’ 처지다.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후반기 대북관계를 책임질 국가정보원장 후보자로 박 전 의원을 지명한 가운데 국정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담당인 정보위원회 구성이 기지개를 켜기 시작했다.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5일 “정보위 구성은 부의장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며 “현재 (야당 몫) 국회부의장이 공석이기 때문에 그 부분을 논의한 후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국정원장 교체를 계기로 21대 국회의 정보위 구성 논의가 본격화한 것이다.

박 후보자는 2008년부터 올해까지 12년간 국회의원을 지내며 숱한 청문회에 공격수로 나선 전력이 있다. ‘청문회 스타’, ‘청문회 9관왕’을 자처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청문회 9관왕’이란 본인이 인사청문위원으로 나서 낙마시킨 장관 등 고위 공직자 후보가 9명에 이른다는 뜻이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천성관 전 검찰총장 후보자다. 이명박정부 시절인 2009년 청와대가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천성관 검사장을 총장 후보로 지명한 것은 대표적 파격 인사였다. 사법연수원 기수로 따져 전임 총장보다 세 기수 아래인 그의 발탁은 검찰 조직에 대한 대폭의 물갈이를 시도한 것으로, 천 후보자보다 선배인 고검장·검사장들이 줄줄이 옷을 벗었다.

하지만 천 후보자는 총장이 되지 못했다. 인사청문회에서 도덕성을 둘러싼 여러 흠결이 제기된데다 거짓말을 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진 탓이다. 당시 국회 법사위원회 소속의 야당 의원이던 박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관세청을 통해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천 후보자 가족의 명품 고가 쇼핑 자료를 들이밀었고, 국민적 공분이 거센 가운데 천 후보자는 자진사퇴를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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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박지원 당시 국회의원이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의 도덕성 흠결 의혹을 제기하는 모습(왼쪽 사진). 이에 결국 낙마한 천 후보자가 서울중앙지검장까지 그만둔 뒤 검찰청사를 떠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이번 박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는 ‘대북송금 청문회’라고 불릴 만큼 과거 그가 연루된 대북송금 사건이 야당 의원들에 의해 집중 포화를 맞을 전망이다. 2000년 6월 김대중 당시 대통령과 북한 김정일 위원장의 평양 정상회담 성사를 위해 북측에 거액을 송금한 사건이다. 박 후보자는 이 사건으로 구속기소돼 유죄가 확정됐으나 이후 특별사면 조치를 받았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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