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고소 나선 건 올 초… 1년 가까이 고심한 듯
고 최숙현 선수가 올린 것으로 보이는 네이버 지식인 질문 내용. 네이버 갈무리 |
폭언과 폭행에 시달리다 극단적 선택을 한 고 최숙현 선수가 지난해 3월에도 고소를 고민했던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확인됐다.
지난해 3월27일, ‘네이버 지식인’에는 자신을 “운동선수”라고 소개한 글이 하나 올라왔다. 팀에서 폭언과 폭행을 당하고 있다고 호소하는 글이다. 글쓴이는 “고등학교 때부터 실업팀에서 운동하면서 폭언과 폭행에 시달립니다. 어릴 적엔 이 상황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세상을 더 크게 보면서 이게 정상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라고 토로했다. 그는 ‘손해배상’ ‘폭행’ 등을 관련 태그로 달았다.
이후 이어지는 글에서 글쓴이는 팀 선배에게 서운하다고 말했다는 이유로 운동화로 뺨을 맞거나 체급 종목이 아닌 데도 체중 조절로 항상 압박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체중이 조금 늘었다는 이유로 빵을 먹고 토하는 식의 ‘식고문’도 당했다는 설명도 있다.
<한겨레> 취재 결과, 이는 고 최숙현 선수가 올해 초 작성한 진술서 등에서 밝힌 내용과 일치했다. 운동화로 뺨을 때린 선배가 했다는 ‘손으로 때린 것이 아니라 신발로 때린 것이기 때문에, 직접 때린 것은 아니다’라는 말도 동일하다. 식고문 행위 등도 모두 최씨의 진술과 같은 내용이다.
이는 고 최숙현 선수가 최소한 지난해 3월부터 감독 등에 대한 고소를 고민했음을 보여준다. 실제 최씨가 고소를 진행한 건 올해 초 팀을 옮기고 나서의 일이다. 최씨는 글에서 “방법을 주세요 제발…”이라고 호소했다. 하지만 1년 뒤 신고에 나섰을 때 누구도 그를 돕지 않았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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