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공항 국내선 계류장에 이스타항공 항공기가 서 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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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항공, 이스타에 1000억원 해소 요구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이 사실상 파산 수순에 돌입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인수·합병(M&A)을 추진하고 있는 제주항공이 대규모 부채 해결을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 1일 이스타항공에 답변서를 발송했다. 이 답변서에서 제주항공은 ‘10일 이내 선결 조건 이행’을 내건 것으로 확인됐다. 만약 이스타항공이 언급된 선결 조건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지난 3월 이스타항공 M&A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해지한다는 내용도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항공이 요구한 선결 조건은 ▶이스타항공의 태국 현지 총판 타이이스타젯이 항공기를 임차하는 과정에서 이스타항공이 채무(3100만 달러·약 373억원)를 지급 보증한 사안을 해소하고 ▶2~5월 이스타항공 임직원에게 체불한 임금(240억원)과 ▶조업료·운영비 등 그간 이스타항공이 연체한 각종 미지급금 등을 책임져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같은 조건을 모두 해소하려면 이스타항공은 당장 최소 800억원 이상을 마련해야 한다.
이스타항공 기자회견 보는 노조원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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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부족…파산 가능성 커져
제주항공이 이와 같은 내용을 담은 서류를 발송한 건 전일인 지난달 30일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에 공문을 발송했기 때문이다. 이 공문에서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이 기존 요구했던 타이이스타젯 지급 보 증에 대한 입장을 정리하고, 각종 대금을 지급하지 못한 상황을 설명했다.
1일 제주항공이 발송한 답변서는 이스타항공의 공문이 사실상 M&A 선결 조건을 해소하지 못했다고 보고 향후 10일 이내에 이를 해소하라는 요구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서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에 답변서를 발송했는지 확인되지 않는다”며 “선결 조건이 무엇인지도 모른다”는 입장이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가 29일 강서구 본사에서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합병 관련 기자회견 후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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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은 단시일에 1000억원의 자금을 자체적으로 확보할 여력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스타항공은 사실상 디폴트(default·채무불이행) 상황이다. 보유하고 있던 현금은 이미 완전히 바닥나 완전자본잠식(-1042억원·1분기 기준) 상태며, 협력사에도 대금을 연체 중이다. 지난 2월부터 5개월 동안 임직원에게 월급도 제대로 지불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노사 간담회에서 이스타항공은 “법정관리 돌입 시 기업 회생이 아닌 기업 청산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열흘 후 이스타항공이 파산 절차에 돌입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배경이다.
제주항공의 서한 내용이 알려지면서 이스타항공 노사는 대응책 마련을 고심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동조합(조종사 노조)은 2일 오후 1시와 오후 5시에 전 직원을 대상으로 비상대책회의를 개최한다. 원래 조종사 노조는 이날 오후 3시에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6차 총력 결의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지만 제주항공 측의 공문 내용이 알려지면서 결의대회를 비상대책회의로 바꿨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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