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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17 (월)

강릉선 KTX '탈선사고' 안전불감증이 결합된 '인재(人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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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시공자·감리자·검사자 등 6명 불구속 기소

선로전환기 사이 잇는 케이블이 반대로 연결

시공 과정서 관리감독, 연동검사 제대로 안돼

검찰 "최소한의 필요 조치 전혀 이뤄지지 않아"

강원영동CBS 전영래 기자

노컷뉴스

탈선후 'ㄱ'자로 꺽인 강릉선 KTX. (사진=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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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8년 12월 8일 발생해 50여 명의 부상자를 낸 강릉선 KTX 탈선사고 책임자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다수의 공사 관계자가 단계별로 참여하는 철도건설공사의 구조적인 특성과 공사 관계자들의 안전불감증이 결합한 '인재(人災)'로 규명했다.

춘천지방검찰청 강릉지청은 사고의 주요 원인을 제공한 혐의로 시공업체 현장대리인 A(44)씨와 B(79)씨, 시공업체 감리자 C(70)씨와 D(60)씨, 책임연동검사자 E(55)씨와 F(50)씨 등 6명과 한국철도시설공단을 업무상과실치상죄 등으로 불구속으로 기소했다고 1일 밝혔다.

또한 사고의 발생과 관련이 없는 유지보수자 등 피의자 4명과 한국철도공사는 불기소처분을 내렸다.

검찰에 따르면 강릉선 KTX 철도건설공사 과정에서 선로전환기 시공자는 선로전환기 신호케이블을 반대로 연결하고, 감리자는 시공 과정을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연동검사자 역시 검사를 제대로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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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선 사고 후 열차에서 빠져 나오고 있는 승객들. (사진=자료사진)


조사결과 이번 사고는 강릉역 청량신호소와 21A 선로전환기 및 21B선로전환기 사이를 잇는 케이블이 반대로 연결된 것에서 시작됐다. 이로 인해 장애가 발생한 21B선로전환기가 신호조작판에 정상으로 표시되고, 정상인 21A선로전환기에 장애가 발생한 것처럼 표시됐다는 것이 검찰의 설명이다.

사고 당시 초기대응팀은 장애가 표시된 21A선로전환기 쪽으로 출동했지만 사실 그곳은 정상이었고, 강릉역에서는 정상으로 표시된 21B선로전환기 쪽으로 KTX 열차를 진행시켜 장애지점을 통과하던 열차가 탈선했다.

이 사고로 열차 10량 중 2량이 완전히 선로를 벗어나면서 'ㄱ자'로 꺾였다. 승객과 역무원 등 58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고, 차량 수리비 약 215억 원 등 합계 227억 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검찰 관계자는 "KTX열차 탈선사고는 다수의 공사관계자들이 단계별로 참여하는 철도건설공사의 구조적인 특성과 공사관계자들의 안전불감증이 결합해 발생한 인재(人災)"라며 "최소한의 필요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는 등 피고인들의 과실이 중하다"고 밝혔다.

이어 "자칫 대규모 참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았던 점을 고려해 책임에 상응하는 엄중한 형이 선고될 수 있도록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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