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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29 (토)

[EN:터뷰]'20주년' 맞은 가수 김재중의 자기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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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데뷔 20주년 기념 앨범 '플라워 가든' 발매한 김재중 ①
타이틀곡 '글로리어스 데이' 포함해 14곡 수록, 10곡 작사 참여
이번 앨범 오타 발견해 8만 장 폐기 처리
정체성 찾느라 헤매던 순간 있었으나, '밴드 음악'이라는 방향 찾아
악플 찾아보는 편, 반성하기도 하고 의견 수렴하기도 해
노컷뉴스

가수 김재중이 20주년 기념 앨범 '플라워 가든' 발매를 기념해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인코드 사옥에서 라운드 인터뷰를 열었다. 인코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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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사에 소속돼 있던 과거에는 '아티스트로서 왜 이것밖에 못 해 주시지?' '왜 이렇게밖에 안 해 주시는 거야?' 하는 불만이 있었다. 직접 회사를 설립한 후에는, '숫자'와 '운영 전반'을 다루는 자리에 올랐고, 자연히 위험도와 기회비용을 따지게 됐다.

그렇다고 리스크 때문에 가능성을 죽이는 선택을 하지는 않았다. "굉장히 좀 잘못된 것 같다"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0주년 앨범 '플라워 가든'(FLOWER GARDEN)에 공을 들인 이유다. 예전보다 가격이 올랐고, '음악'보다는 가수와 만나기 위한 '표'의 역할이 더 커진 게 현실이지만, 소장 가치 있는 음반을 만들고 싶었다고 김재중은 설명했다.

25일 오전, 서울 마포구 인코드 사옥에서 가수 김재중이 데뷔 20주년 앨범 '플라워 가든' 발매 기념 라운드 인터뷰를 열었다. 김재중이 스스로 소속사를 차린 후 오랜 기간 준비해 온 이번 앨범은 국내에서 2년 만에 내는 네 번째 정규앨범이다. 10곡이 채 되지 않는 정규앨범도 왕왕 등장하는 와중에, 14곡이 실린 앨범은 확실히 사이즈가 남다르다.

누구나 맞이할 수 있는 시간이 아닌 만큼, '20주년 앨범'은 함께해 준 팬들을 향한 고마움이 가득 담겼다. 김재중은 "앨범명이 '플라워 가든'이고 타이틀이 '글로리어스 데이'(Glorious Day)다. 예전에는 한 송이 꽃을 한 명의 사람으로 따지면 그게 굉장히 작고 위태로워 보였다. 지금 생각하니까 그 하나의 사랑이 많이 쌓이고 누적돼서 나에게 큰 용기와 희망이 되어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구나 싶어서 위태로움보다는 되게 소중하더라"라고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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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워 가든'에는 총 14곡이 실렸다. 인코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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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과거형인 영광의 순간보다는, 짧으면 짧은 시간이기도 한데 지금까지 20년 동안 해왔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사랑해 주시는 것 자체가… 아직도 영광스러운 나날을 보내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뭔가 스스로 자축하는 앨범이면서 응원을 보내주시는 분들에게 헌정하고 싶은 앨범"이라고 부연했다.

'자축'하는 김에 힘을 많이 줬다. '이렇게 정성스럽게 만들고, 판(CD)을 많이 찍어서 회사한테 득이 될 것인가?' 하고 고민했다는 김재중은 "회사 입장에서 리스크를 생각해서 가능성을 죽이고 시작하는 것 자체가 굉장히 좀 잘못된 것 같다"라며 "저한테 가능성을 열어두지 않으면 안 된다는 계기로 (이번 앨범을) 만들었다"라고 소개했다.

"CD에 돈도 많이 들였다. 사이즈도 거대하다"라며 웃은 김재중은 "20년 동안 해 온 가수가 아니라 정말 요즘 아이돌분들이 내는 CD처럼 만들었다. '저 친구 조금 오버하는 것 아냐?' 하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공을 많이 들였다"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CD를 듣지도 않는 시대인데도 불구하고, 이게(음반이) 사인회나 이벤트에서 저를 만나려고 사는 티켓 같은 음원이 아니라, 정말 소장 가치가 있는 음반으로 만들고 싶었다. 2만 얼마, 3만 원대까지도 올라서 비싸지 않나. 그 정도 값어치는 해야 하지 않을까 해서 열심히 준비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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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 타이틀곡은 '글로리어스 데이'다. 인코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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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틀곡 '글로리어스 데이'는 팬들의 사랑을 받는 나와 그런 팬들에게 사랑을 주는 나, 그런 '우리'가 함께하는 날이 바로 '글로리어스 데이'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시작된 노래다. 김재중이 공동 작사가로 참여했다. 타이틀이 된 이유를 묻자 "너와 함께할 때 영광스럽다는 표현이 나온다. 혼자서는 이뤄낼 수 없고, 앞으로도 혼자서는 이룰 수 없다, 함께해서 감사하고 영광이라는 의미에서 정했다"라고 답했다.

14곡을 선정하게 된 배경은 어떻게 될까. 솔로 활동을 본격화하면서 '록 테이스트'를 가져간 이유를 두고, 김재중은 "개인의 자율성과 혼자만 할 수 있는 것들을 찾으려다가"라고 말했다. 록이라는 장르를 정한 후에도 곡 수를 늘리는 과정에서 혼란을 겪었다. 김재중은 "다행히도 긴 시간 동안 솔로 활동하면서 '난 이런 것도 할 수 있고 저런 것도 할 수 있구나' 하는 가능성을 굉장히 많이 찾을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그 가능성을 하나의 결과물로 냈을 때 과연 이 업계에서, 이 시장에서 돈이 되는 음악인가? 아닌가? 그냥 단지 나 혼자 하고 싶은 음악인 것인가? 아니면 이 작은 팬덤 안에서만 공유하는 음악인 것인가? 이런 것들을 생각했을 때 지금까지 냈던 제 음반 중에서는 솔로 활동 시작하고 나서 가장 함축적인 앨범 같아요. 다양한 음악들이 들어 있고 장르, 사운드적으로도 제가 표현할 수 있는 발성이라든지 제 감정이라든지… 그리고 이제 10곡 정도 작사에 참여를 했는데요. 처음 접하는 분들은 잘 모를 수도 있겠지만 팬분들 입장에서는 김재중이라는 사람이 이런 표현도 할 수 있게 됐구나, 이런 담백한 표현을 하게 됐구나, 표현의 다양성을 많이 확립시켰구나, 좀 알아주시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요. (웃음)"

앨범 수록곡을 쓴 작곡가들을 자랑하듯 "잘 썼다"라고 웃은 김재중은 14곡 중 10곡 작사에 참여하게 된 계기도 설명했다. 작곡가들이 곡을 가져오면서 작사도 해 오는 경우가 많은데 '이건 내 이야기가 아닌 것 같아' 싶은 곡들을 "다시 엎어서"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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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중은 14곡 중 10곡 작사에 참여했다. 인코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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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미 가사가 있는 곡 가사를 없애고 다시 쓴다는 건 진짜 힘든 개념이다. 한번 (음악을) 들어버렸으니까. 아무래도 그(처음) 가사와 단어가 입에 잘 맞는다. '바꿨는데도 분위기에 맞게 잘 쓰셨네요'라고 해 주시더라"라며 "(제작진과) 정말 분위기가 좋았다. 열심히 쓴 가사와 메시지니까, 귀와 마음, 눈이 같이 즐거운 앨범이 되셨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변화가 빠른 연예계에서 20년을 보낸 사람의 내공일까. 김재중은 인터뷰 도중 자기 자신을 평가할 때도 관대하기보다는 냉정했다. 자신에게 공격적이거나 비판적인 악성 댓글(악플)을 보면서도 참조할 만한 부분을 찾는다고.

"지금 시장에 내가 발을 디딜 곳이 있을까 할 정도로 다들 굉장히 잘하시고… 다양한 아티스트, 뮤지션분들이 나오고 계시죠. 모르겠어요. 저를 되게 나쁜 시선으로 바라보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어, 저 친구가 왜 나올까?' '본인 앨범을 많이 들어줄 거라고 생각하나?' 하는 분들도 저는 분명히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그럴 때일수록 나와야 한다는 게 제 생각이에요. 엄청난 다양한 시선과 시점으로 바라봐주시는 거 같은데 저도 악플을 찾아보는 걸 좋아해요. (웃음) 저를 스스로 반성하고 채찍질할 수 있게… 억지스러운 악플들도 많겠지만 '아, 그럴 수 있겠구나' 하는 가능성의 의견을 저는 수렴하려고 해요."

첫 트랙 '굿 뉴스'(Good News)를 시작으로 '글로리어스 데이' '드림 파티'(Dream Party) '더 라이트'(The Light)(feat. 문별) '소년에게' '트루 러브 트루 라이스'(Tru Love Tru Lies) '서머 제이'(Summer J) '디보션'(Devotion) '도파민'(Dopamine) '하지마' '콘크리트 하트'(Concrete Heart) '소나기' '아이 엠 유'(I AM U) '201208'까지 총 14곡이 실린 앨범에서 가장 반응이 뜨거울 것 같은 노래는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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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중은 7월 20~21일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2024 아시아 투어 콘서트 '플라워 가든' 서울 공연을 연다. 인코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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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김재중은 "'하지마'라는 곡"이라며 "(저와) 똑같은 것들을 경험하는 수많은 아이돌들이 들어줬으면 좋겠다. 위로를 받았으면 좋겠다. 절대 재밌지 않다. 옛날에는 지옥 같은 상황이어도 아이돌이고 팬이니까 법적 대응을 할 수 없었다. '너네는 사람이기 전에 연예인이야'라는 취급을 받았는데 지금은 보호받을 수 있다. 힘들 때 이 노래 한 번 들어봐, 이런 생각으로 만든 노래"라고 밝혔다.

'플라워 가든' 만족도는 어제까지 '200%'였다가 지금은 '300%'라고 답했다. 그는 "어제까지만 해도 만족도 200%였는데 앨범 샘플에서 오타를 발견했다"라며 "8만 장 분량, (가사지로) 8만 권 분량을 폐기했다. 스티커로 가려도 되겠지만… 안 된다. 20주년 앨범을 엄청 소장하고 싶게 만들고 싶었는데 스티커로 대충 넘길 수 있는 앨범? 비용이 다시 엄청나게 들어가게 됐지만 어제 결정을 해서 다시 다 폐기하고 생산하기로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게 점 하나만 잘못 찍어도 사실 엄청난 실수"라며 "(만족도가) 200%가 아니라 사실 300%가 됐다"라고 부연했다.

'솔로 가수' 김재중으로서 여전히 중심에 두는 것은 '록'인지 질문이 나왔다. 김재중은 "누적된 곡 양을 보면 댄서분들이 설 곡이 없다. 일본 아레나 투어를 돌 때는 항상 댄서분들을 넣긴 하지만"이라며 "제가 그리는 이미지는 밴드다. 밴드가 너무 즐겁다. 일단 내가 즐거운 무대를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어딘가에 소속돼 있을 때, 20대 때는 만들어진 판 안에서 제가 들어가서 쇼를 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쇼를 내가 만들고 싶은데, 내가 웃으면서 즐거워야 관객분들 팬들도 즐거워할 거 같다는 순수함은 절대적인 거 같다. 지켜나가고 싶고 록을, 밴드를 하고 싶다. 아이돌분들도 큰 무대 설 때 밴드와 나오지 않나. 그럼 그 맛을 잊을 수가 없다"라며 "밴드 있으면 장난 아니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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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데뷔 20주년을 맞은 가수 김재중. 인코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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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시절부터 외모가 더 부각돼 노래 실력이 묻힌다는 생각은 안 했을까. 이에 김재중은 "유튜브 댓글을 보면 '이 사람이 노래를 잘하는 사람이었구나' '비주얼 포지션 때문에 실력이 가려졌네' 그런 말씀이 많았는데, 가려진 게 아니라 저는 고 정도밖에 못 불렀다. 그런 음악을 해 왔던 것 같고, 잘하는 건 진짜 준수(김준수)가 엄청 잘했다. 아무래도 포지션이 그러다 보니까 제가 노래 실력만큼 외모에도 많이 신경 썼던 시기"라며 웃었다.

"이런 얘기 좀 그런가?"라고 운을 뗀 김재중은 "그룹 밸런스 때문에 제 설정값은 외모 반 노래 반이었다. '외모도 어느 정도, 노래도 어느 정도 잘하는 친구군' 포지션을 잡아놨다면 요즘에는 오히려 대중분들이 그 설정값에 한해서만 바라봐주시는 게 아니라 개인의 취향이나 '더 듣고 싶다' '저 사람을 더 파보고 싶다' 하면서 되게 열려 있으시더라"라고 돌아봤다.

김재중은 "저도 되게 굉장히 많이 열어두고 음악이란 매개체를 통해서 표출하는 사람이다 보니까 조금 더 저를 많이 알아봐 주시면 좋은 거 같다. 조금 더 다양한 음악을 하는 사람이고 다양한 표현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자평했다.

취재진을 향해서는 "공연 오시면 진짜 재밌는데"라고 아쉬움을 표해 웃음을 유발했다. 20주년 기념콘서트를 귀띔해 달라는 요청에는 "퀄리티가 가장 좋은 공연이 될 것"이라며 "리스크를 생각 안 하고 투자한 공연"이라고 말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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