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기억연대와 참석자들이 1일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28년 동안 열리던 소녀상 옆이 아닌 인근으로 자리를 옮겨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 촉구 정기 수요시위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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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기억연대(정의연)가 평화의 소녀상 앞 장소를 보수단체에 내준 이후 두 번째로 열린 수요시위(수요집회)를 열었다. 정의연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이용수 할머니와 새로운 위안부 운동의 방향에 공감대를 형성했다고 밝혔다. 한편 소녀상 근처에서는 청년단체의 연좌 농성과 보수단체의 정의연 해체 집회가 함께 열려 혼란스러운 상황을 연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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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육관 건립, 한일 청년 교류 공감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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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이날 서울 종로구 연합뉴스 앞에서 열린 1446차 수요시위에 참석해 "이용수 인권운동가님의 첫 번째 기자회견 후 여덟 번째 수요시위"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 이사장은 경과보고에서 지난달 26일 대구에서 이 할머니를 만나 3가지 공통 과제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이 이사장은 "(이 할머니가) 역사적 진실을 기록하고 알리고 가르칠 장소가 절실하다고 하셨다"며 "가칭 위안부 역사교육관을 건립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일 청년, 청소년 교류를 확장해 미래지향적 연대의 씨를 뿌리자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 "피해자들이 생존해 있는 지역 단체와 더 가열차게 수요시위를 진행해 달라고 했다"며 "기왕 진행되고 있던 지역별 수요시위에 저와 함께 참석해 힘을 실어드리고 싶다는 희망도 피력했다"고 했다.
정의연을 비판하는 이들을 향해서는 "이용수 인권운동가님과 정의연 사이를 파고들며 오해와 갈등을 조장하고 상처를 헤집고 다시 틈을 벌리려는 자들이 있다는 사실이 우려로 남는다"고 비판했다. 이날 수요시위는 온라인으로 생중계됐고 100여명의 시민이 현장에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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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상 자리 두고 보수단체와 갈등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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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6차 수요시위가 예고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주변에서 반아베반일청년공동행동 소속 학생들이 이웃해 집회를 열고 있는 자유연대 관계자들을 규탄하고 있다. /사진=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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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의 소녀상 자리를 둘러싼 갈등도 계속됐다. 자유연대와 반일동상진실규명공동대책위원회 등 보수단체는 평화의 소녀상 인근에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처벌과 정의기억연대의 해체를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소녀상 앞 집회를 1순위로 신고했는데 경찰이 청년단체의 불법 집회를 방관하고 있다며 종로경찰서장과 경비과장 등을 직무유기로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자유연대 등 보수단체는 지난달 24일부터 수요시위가 열리던 옛 일본대사관 앞에 집회신고를 냈고 다음 달 29일 연합뉴스 앞 집회 장소도 차지하면서 정의연이 또 한번 밀려날 위기에 놓였다.
청년단체인 반아베반일청년공동행동은 보수단체가 집회 신고를 선점한 이후 9일째 연좌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소녀상을 지키기 위해 여기서 한 발짝도 물러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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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수단체 피켓에 욱일기? 정의연 "부끄러움 없다"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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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오후 자유연대 등이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주최한 집회 참가자들이 욱일기가 담긴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김영상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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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들은 윤미향 의원을 비판하는 내용의 피켓에 욱일기를 집어넣어 참가자들에게 배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피켓에는 '일본군 < 더나쁜 윤미향'이라고 적혀 있는데 윤 의원이 일본군보다 더 나쁘다고 비판하는 맥락에서 욱일기를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이나영 이사장은 이날 이들을 향해 "부끄러움 없이 욱일기를 흔들며 갖은 욕설로 정의연 해체, 소녀상 철거를 외치고 위안부 역사를 부인하며 피해자를 비난하는 자들이 여전히 우리 옆에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날 수요시위를 주관한 새 세상을 여는 천주교 여성 공동체도 "이 시간 행해지고 있는 반대 집회를 보면서 경악과 참담함을 금치 못한다"며 "더욱 더 수요시위의 의미와 중요성을 되새기게 한다"고 했다.
김영상 기자 vide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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