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2만건, 해마다 신고 증가...처벌은 줄고 있어
최근 3년간 데이트 폭력 신고 및 유형별 현황/자료제공=경찰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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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이주형 기자 = #지난달 29일 오전 6시30분께 전주시의 거주지로 귀가하던 A씨는 집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전 남자친구 B씨와 맞닥뜨렸다. B씨는 A씨를 보자마자 “다른 남자랑 자고 왔냐, 솔직히 말하라”고 다그쳤다. 이후 B씨는 흉기로 자신의 몸을 자해하고, 급기야 깨진 유리 파편으로 A씨에게 상해를 입히기도 했다. B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현행범으로 체포됐다.
#지난 7일에는 대구에서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약 5개월에 걸쳐 협박 문자를 보내고, 차량에 협박 글을 남기거나 타이어를 훼손시키는 등 위협적인 행동을 한 남성이 구속됐다. 범행을 저지른 계기는 ‘자신을 만나주지 않아서’였다.
29일 경찰청에 따르면 데이트 폭력 신고 건수는 2017년 1만4136건에서 2018년 1만8671건, 지난해 1만9940건으로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형사 입건 수는 2017년 1만303명, 2018년 1만245명, 지난해 9858명으로 줄었다. 늘어나는 신고 건수와 비교했을 때 데이트 폭력 가해자가 처벌을 받는 경우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피해자들이 최근 적극적으로 폭력에 맞서기 시작했지만, 보복 우려나 미련 등으로 여전히 가해자에 대한 확실한 처벌 의사를 밝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데이트 폭력 범죄를 줄이기 위해 △경고 등의 강한 의사 표시 △범죄 행위에 대한 확실한 처벌 △가정과 학교 등 교육 기관에서의 조기 교육 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윤호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데이트 폭력은 물리적·심리적 거리가 가까웠던 연인이 심리적으로 멀어질 때 발생한다”며 “가해자가 작은 언어폭력도 ‘잘못된 행동’이라는 것을 인지할 수 있도록 강력히 경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청소년들에게 성인지 감수성과 관련한 예방 교육도 필요하다”며 “연인이 동등한 인격체라는 조기 교육이 가정과 학교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윤성 순천향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데이트 폭력은 일차적인 예방이 어려운 범죄”라며 “더 심한 범행을 저지르기 전에 미련을 갖지 않고 확실히 차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데이트 폭력이 미래의 가정 폭력으로 이어질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경찰은 2016년부터 전국 경찰관서에 데이트폭력 근절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운영하며 신고된 데이트 폭력 사건에 대해 엄정하게 처벌하고 있다.
특히 범행 상황과 피해 정도뿐만 아니라 가해자의 전과, 여죄 등 재발 우려까지 종합적으로 수사해 형사 입건에 이르지 않는 사안도 상습성을 면밀히 파악한 후 경범죄처벌법을 적용하기로 했다.
또한 피해자가 안심하고 신고할 수 있도록 △스마트워치 제공 △주거지 순찰 강화 △긴급생계비 지원 등 다각적인 지원을 병행하고, 이 같은 제도에 대해 적극적인 홍보 활동도 전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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